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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직 목회의 고뇌를 보듬고, 하나님의 은혜로 고통을 수용하다" ... 시드니 아이오나 트리니티 칼리지 제2회 학술 세미나 성료

OCJ 2026. 9. 1. 03:47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아이오나 트리니티 칼리지(Iona Trinity College)에서 제2회 학술 세미나가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호주 시드니 지역 한인 이민 목회자들의 현실적인 아픔과 현대인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을 신학적, 상담학적 관점에서 깊이 있게 다루며 참석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특히 이민 교회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 목회와 직업을 병행하는 이중직 목회자들의 심리적 상태를 분석한 연구와, 고통을 회피하기보다 수용하고 가치 있는 삶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수용전념치료(ACT)'에 대한 논의가 심도 있게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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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이중직 목회자의 심리적 고뇌와 선교적 가능성

첫 번째 세션에서 김환기 교수(상담학)는 "시드니 한인 이민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한 심리적 문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김 교수의 연구는 호주 이민교회에서 목회와 일반 직업을 함께 수행하는 이중직 목회자들의 정체성 갈등과 회복 과정을 탐구한 현상학적 질적 연구입니다. 시드니 지역의 이중직 목회자 10명을 대상으로 설문, 심층 면담, 직업 현장 방문을 실시하고 지오르기(Giorgi)의 현상학적 연구 방법에 따라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중직 목회자들은 경제적 부담, 시간 부족, 육체적 피로, 영적·육체적 소진(Burnout), 가족관계의 어려움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전임 목회자와의 끊임없는 비교와 교인들의 부정적인 시선으로 인해 깊은 정체성 혼란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중직 목회가 단지 고난의 과정만은 아니었습니다. 참여 목회자들은 직업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치며 공감 능력과 현실 감각을 키웠고, 교인들의 고단한 삶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교회와 지역사회를 잇는 선교적 가능성을 발견하는 긍정적인 변화도 경험했습니다.

김 교수는 만인제사장설, 직업소명설, 하나님 나라 신학과 융(Jung)의 개성화 이론을 바탕으로, 목회와 직업을 대립하는 두 역할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 안에 있는 하나의 통합된 소명으로 해석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건강한 정체성 회복을 위해서는 목회자 스스로의 자기 이해와 자기 돌봄, 가족 및 교인과의 원활한 소통, 평신도와의 사역 분담, 그리고 동료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교회와 교단 차원에서도 이중직 목회를 실패나 예외적 상황이 아닌 지속 가능한 목회의 한 형태로 인정하고, 상담, 멘토링, 교육, 재정 및 제도적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결핍의 관점을 넘어 '수용전념치료(ACT)'와 하나님의 은혜로

이어진 두 번째 세션에서는 박만경 교수(상담학)가 "결핍모델에서 수용 전념치료로"라는 주제로 현대인의 심리적 고통을 새롭게 바라보는 상담학적·신학적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박 교수는 물질과 정보가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이 여전히 자유, 안전, 관계, 사랑, 그리고 삶의 의미에 대한 깊은 결핍을 경험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박 교수는 인간의 고통을 단순히 '무엇이 부족한가'라는 결핍의 관점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며, 자신에게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3세대 인지행동치료를 대표하는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ACT)는 기능적 맥락주의와 관계구성틀이론을 바탕으로 합니다. 이는 불안이나 부정적인 생각을 억지로 제거하거나 억압하기보다, 그것이 삶 속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살피고 생각과 감정에 대한 관계를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수용, 인지적 탈융합, 현재와의 접촉, 맥락으로서의 자기, 가치, 전념행동이라는 여섯 가지 과정을 통해 심리적 경직성을 심리적 유연성으로 전환하도록 돕습니다. 이를 통해 고통이 존재할지라도 자신이 진정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의 방향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끕니다.

박 교수는 이러한 ACT의 상담학적 원리를 기독교 신학과 연결하여 깊이 있는 통찰을 전했습니다. 진정한 자기수용은 단순한 자기긍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자신의 약함과 한계를 숨기지 않고 직면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은혜가 수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지, 수용을 통해 은혜를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결국 수용은 체념이 아니라 회피의 악순환을 끊고 가치 있는 삶과 신앙의 실천으로 나아가는 적극적인 선택이며, 상담은 고통 자체를 소멸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새로운 삶의 방향을 선택하도록 돕는 성스러운 과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DITOR'S NOTE]

오늘날 이민 목회의 현장은 척박한 광야와 같습니다. 특히 시드니라는 거대 도시에서 목회와 생업을 동시에 이어가야 하는 이중직 목회자들의 현실은 영적, 정신적, 육체적 한계의 시험대와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 학술 세미나에서 밝혀졌듯, 목회와 직업은 서로 대립하는 영역이 아닙니다. 일터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일구어가는 또 다른 성소이며, 이중직은 실패의 증거가 아닌 바울 사도의 '천막 제조업(Tentmaking)'을 잇는 숭고한 선교적 부름입니다.

또한 현대인이 겪는 고통과 결핍을 '수용'하는 자세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십자가의 은혜'와 맞닿아 있습니다. 나의 약함과 한계를 감추려 애쓰기보다, 하나님의 은혜 아래 그대로 직면하고 수용할 때 우리는 비로소 심리적 유연성과 영적 자유함을 얻게 됩니다. 시드니 이민 교회가 이중직 목회자들의 고뇌를 따뜻하게 보듬고,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의 가치를 향해 전념하여 나아가는 건강한 신앙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