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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일반의 40% 'AI 진료 기록' 사용... 편의성 이면의 환자 안전과 개인정보 보호 우려

OCJ 2026. 8. 15. 05:44

[OCJ 뉴스]  최근 호주 내 일반의(GP)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은 진료 전 "AI 전사(transcription) 도구 사용에 동의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호주 왕립 일반의 의학회(RACGP)의 설문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호주 일반의의 약 40%가 진료 중 대화를 기록하는 AI 서기(AI scribes)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2024년 8월 기준 22%에서 불과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입니다. 전문가들은 AI 서기가 가져올 이점과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프라이버시와 규제 문제에 대한 더 큰 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의료진의 번아웃 감소와 환자 중심 진료의 확대
RACGP의 전문가 위원회 대변인이자 디지털 건강 및 혁신 부위원장인 재니스 탄(Janice Tan) 박사는 AI 서기가 의사와 환자의 대화를 듣고 자동으로 초안 노트를 작성하며, 진단서 및 진료 계획의 요약본을 생성한다고 설명합니다.

탄 박사는 "근무 시간 이후의 과도한 문서 작업은 의료진 번아웃과 이직의 핵심 원인입니다. AI를 도입하면 의사는 키보드 대신 환자를 마주 보며 진료에 더욱 집중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복잡한 건강 문제를 관리하는 환자나 보호자에게 제공되는 '환자용 진료 요약본'은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며, 환자가 여러 의사를 번갈아 방문하더라도 일관성 있는 의료 기록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환각 현상과 누락 오류에 대한 경고
그러나 멜버른 대학교 컴퓨팅 및 정보 시스템 학부의 앤드류 컬렌(Andrew Cullen) 박사는 환자 입장에서의 혜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는 AI가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자신 있게 지어내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았습니다.

컬렌 박사는 2025년에 발표된 연구를 인용하며 "AI 서기가 작성한 기록의 최대 20%에서 중대한 오류가 발견되었습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AI가 잘못된 기록을 남길 경우, 이를 바탕으로 환자가 오진을 받거나 부적절한 치료를 받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탄 박사 역시 전체 AI 오류의 약 75%가 중요한 세부 사항을 빠뜨리는 '누락(omission)'에서 발생한다고 인정하며, "무엇이 빠졌는지 역으로 알아차려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이 발견하기가 가장 까다롭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AI는 환자의 강한 억양이나 언어 장애,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인식률이 떨어지는 등 기술적 형평성 측면에서도 여전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프라이버시 및 규제 사각지대 논란
의료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 또한 큽니다. 컬렌 박사는 환자의 민감한 의료 정보가 어떻게 보관되고 사용되는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하며, "환자의 사적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하고 강력한 권한을 가진 규제 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AI 서기 역시 엄격한 성능 검증을 요구하는 '의료 기기'로 분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탄 박사는 "AI가 의사가 언급하지 않은 진단이나 치료법을 스스로 제안하는 시점부터 의료 기기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하다"라며 과도한 규제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규제를 지나치게 강화할 경우, 의사들이 오히려 환자 정보 보호 장치가 부족한 개인 스마트폰 등으로 검증되지 않은 앱을 무분별하게 사용할 위험이 커지며 이는 환자에게 더 큰 악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입니다.

환자의 알 권리와 의사의 책임
전문가들은 AI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진료 기록에 대한 최종 책임은 전적으로 담당 의사에게 있다고 강조합니다. 의사는 진료실의 모든 의료 도구와 마찬가지로 AI의 결과물을 책임지고 철저히 검토해야 합니다.

만약 병원을 방문하여 의사로부터 AI 서기 사용 동의를 요구받는다면, 동의를 구하는 행위 자체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진료 녹음본의 저장 위치와 활용 목적을 의사에게 당당하게 질문하시는 것이 환자의 권리와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현명하고 합리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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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AI 서기 기술은 의료진의 과중한 행정 업무를 획기적으로 덜어주어 진료의 질을 높이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 현장에서는 아주 사소한 기록 누락이나 인공지능의 환각 현상이 치명적인 의료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기술의 편리함을 받아들이되, 환자 프라이버시 보호, 데이터 투명성 확보, 그리고 의사의 철저한 최종 검수 시스템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환자들 역시 자신의 민감한 의료 데이터가 디지털 환경에서 어떻게 처리되고 보관되는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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