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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국가 재난 경보 '오즈얼럿(AusAlert)' 전국 테스트... 가정폭력 피해자 안전 우려 제기

OCJ 2026. 7. 23. 05:25

오는 2026년 7월 27일, 호주 전역의 수백만 대의 휴대전화에서 일제히 큰 재난 경보음이 울릴 예정입니다. 이는 호주의 새로운 국가 재난 경보 시스템인 '오즈얼럿(AusAlert)'의 첫 전국적인 테스트입니다. 이 시스템은 자연재해나 공공 안전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도입되었지만, 가정폭력 피해 생존자들에게는 뜻하지 않은 안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즈얼럿은 지난 2019~2020년 발생한 최악의 블랙 서머(Black Summer) 산불 이후 국가 자연재해 대응 왕립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개발된 새로운 경보 시스템입니다. 크리스티 맥베인(Kristy McBain) 비상관리부 장관은 기존 SMS 기반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통신탑을 활용한 셀 브로드캐스트 기술을 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번 7월 27일 오후 2시(호주 동부 표준시, AEST)에 실시되는 테스트는 '위급(Critical)' 단계의 경보로, 기기가 무음이나 방해 금지 모드로 설정되어 있더라도 10초간 큰 사이렌 소리와 진동이 발생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강제적인 알림이 가정폭력 가해자 몰래 비상용으로 휴대전화를 숨겨둔 피해자들의 생명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시드니 서부에 위치한 '이민자 여성 발언대 협회(Immigrant Women's Speak Out Association)'의 마리아 키수리(Maria Kissouri) 최고경영자(CEO)는 "생명에 위협을 느낄 때 000(호주 응급 번호)에 연락하기 위해 숨겨둔 휴대전화가 오즈얼럿 시스템으로 인해 노출될 경우, 여성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습니다"라고 강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실제로 2021년 모나쉬 대학교(Monash University)와 하모니 얼라이언스(Harmony Alliance)가 실시한 전국 연구에 따르면, 이민자 및 난민 여성 응답자의 3분의 1이 최근 5년 내 가정폭력을 경험했으며, 임시 비자 소지자의 경우 그 비율이 40%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6년간 피해자들에게 2만 대 이상의 휴대전화를 지원해 온 자선단체 'DV 세이프 폰(DV Safe Phone)'의 애쉬튼 우드(Ashton Wood) CEO와 5만 대를 지원한 전국 기관 웨스넷(Wesnet)의 카렌 벤틀리(Karen Bentley) CEO 역시 이 문제를 지적하며, 비상용 휴대전화는 위급 시에만 전원을 켜고 평소에는 꺼두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권고했습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호주 국가비상관리청(NEMA)의 카타리나 캐롤(Katarina Carroll) 비상관리 및 대응 담당 부국장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지역사회 단체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19개 언어로 번역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퀸즐랜드 경찰청장을 역임하기도 한 캐롤 부국장은 피해자들의 안전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관련 기관을 통해 신중하고 은밀하게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오즈얼럿 테스트로 인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7월 27일 테스트 예정 시간 이전에 숨겨둔 기기의 전원을 완전히 끄거나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고, 테스트가 끝난 후에도 최소 1시간 동안 해당 상태를 유지할 것을 강력히 당부하고 있습니다.

오즈얼럿 시스템은 산불, 폭풍, 홍수 등 악천후가 잦아지는 여름철을 앞두고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입니다. 대다수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혁신적인 기술이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지역사회의 세심한 주의와 대비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가정폭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은 1800RESPECT(1800 737 732)로 연락하시거나 위급 상황 시 000으로 전화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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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국민 전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첨단 재난 경보 시스템이 누군가에게는 가해자에게 자신의 위치를 발각당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줍니다. 기술의 발전과 국가 정책의 도입은 대다수를 위한 효율성과 안전을 추구하지만, 그 이면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소외된 이들의 처지가 간과되어서는 안 됩니다. 시스템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정책 입안자와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어, 그 누구도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더욱 촘촘하고 세심한 안전망을 구축하기를 기대합니다.

#호주뉴스 #오즈얼럿(AusAlert) #가정폭력 #재난경보시스템 #안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