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보기 →호주 토종 야생조류에서 첫 H5형 조류독감 바이러스 감염 확인… 고유 생태계 위협 우려
남호주(South Australia)주 로브(Robe) 지역에서 발견된 토종 바닷새에서 고병원성 H5형 조류독감(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습니다. 이는 호주 대륙 내 철새가 아닌 토종 야생동물에서 H5형 바이러스가 확인된 첫 사례로, 호주 고유 생태계 보호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줄리 콜린스(Julie Collins) 연방 농업부 장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큰제비갈매기(Greater crested tern) 한 마리가 CSIRO(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 검사 결과 H5형 조류독감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전까지 호주에서 확인된 조류독감 감염 사례는 모두 아남극 지역에서 날아온 철새들에게서만 발견되었습니다.
이번 감염은 토종 바닷새가 H5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던 철새들과 해안 서식지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전파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콜린스 장관은 "우려스러운 상황이긴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며, 우리의 생물보안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까지 남호주에서 추가로 2건, 서호주에서 1건이 더 확인되면서 호주 내 야생조류 H5 조류독감 감염 사례는 총 12건으로 늘어났습니다. 호주 대륙에 바이러스가 처음 유입된 것은 지난 6월 14일, 서호주 에스페란스(Esperance) 인근에서 발견된 철새 갈색도둑갈매기(Brown skua)를 통해서였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 야생동물의 집단 폐사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양계장 등 농업 시스템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되었다는 증거도 없습니다. 보건 당국 역시 인체 감염 위험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호주 연방정부 및 남호주주 정부는 해당 지역에 대한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수석 수의관을 비롯한 전문가들과 함께 대응 방안을 지속적으로 조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 전문가들은 이번 첫 토종 야생동물 감염 사례를 매우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침입종 위원회(Invasive Species Council)의 캐롤 부스(Carol Booth) 박사는 호주연합통신(AAP)과의 인터뷰에서 "야생동물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하면 통제할 방법이 거의 없다"며, 호주 토종 생태계에 치명적인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해외 사례를 보면, 남아메리카에서는 H5 바이러스로 인해 수만 마리의 바다사자와 남방코끼리물범이 떼죽음을 당한 바 있습니다. H5 바이러스는 밀접 접촉, 오염된 물, 무생물 매개체를 통해 쉽게 전파되며 고양이나 여우, 맹금류, 심지어 태즈메이니아 데블(Tasmanian devil) 같은 포식 동물이나 청소 동물로도 이종 간 감염이 가능합니다. 특히 야생에 100마리도 채 남지 않은 오렌지배앵무(Orange-bellied parrot) 등 멸종 위기종에게는 바이러스 확산이 종의 존립을 위협하는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이에 환경 단체와 과학자들은 감시 활동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연방 정부 차원의 대규모 야생동물 회복력 강화 패키지 도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외래종 고양이와 여우 등 포식자를 통제하고, 습지 등 서식지를 복원하여 야생동물의 자생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당국은 대중에게 병들거나 죽은 새 및 야생동물을 절대 만지지 말고, 반려동물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비정상적인 야생조류의 행동이나 폐사를 목격할 경우, 즉시 동물 질병 긴급 핫라인(1800 675 888)으로 신고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에디터의 노트]
철새에게서만 머물던 H5형 고병원성 조류독감(H5N1) 바이러스가 호주 토종 텃새로 옮겨갔다는 사실은 호주 생물보안의 중대한 변곡점을 시사합니다. 당장 우리의 밥상(가금류 농가)이나 인체에 미치는 위험은 낮지만, 다른 대륙과 단절되어 독자적이고 취약한 호주만의 고유 생태계에는 자칫 재앙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단순한 확산 감시를 넘어, 생태계 전반의 회복력을 높이려는 국가적 차원의 선제적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조류독감 #호주야생동물 #생물보안 #환경보호 #H5N1
'뉴스 > 오세아니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호주 내 인종차별 피해 급증… 이주민 사회, 대중교통 등 일상 속 안전 우려 호소 (0) | 2026.07.11 |
|---|---|
| 호주 청소년 위협하는 'AI 성착취'… 고등학교 3학년 교실마다 최소 1명 피해 경험 (0) | 2026.07.11 |
| 미·이란 휴전 파기 위기… 호주 경제에 미칠 파장과 금리 인하 지연 우려 (0) | 2026.07.11 |
| 텔스트라(Telstra) 통신 장애와 사망 사건 연관성 '없음'으로 확인…정부, '철저한 진상 규명' 예고 (0) | 2026.07.11 |
| 호주 주당 평균 임대료 705달러 돌파… 세입자 소득의 3분의 1 차지 (0) | 2026.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