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WORD

이사야 41:10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시드니 22°C ☀️
Admin

뉴스

더보기 →
이민사회/가정 & 상담

“비난 대신 부탁으로, 최고 대신 최선으로”… 호주 한인 가정의 영적 대화 회복

OCJ 2026. 10. 25. 05:05

호주에서의 이민 생활은 낯선 문화와 언어 장벽을 극복해야 하는 치열한 생존의 연속입니다. 많은 한인 크리스천 부모들이 자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선물하기 위해 밤낮없이 땀 흘려 헌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가 가정 내 갈등으로 이어지며, 무심코 내뱉은 거친 말 한마디가 자녀의 가슴에 깊은 상처로 남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독교 상담계와 대화 훈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정 내 '언어의 회복'이 곧 '영성의 회복'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듣는 말이 자녀의 '내적 작동 모델(Internal Working Model)'을 형성하는 결정적 지표가 된다고 강조합니다. 심리적으로 연약한 상태의 아이들은 부모의 거친 표현이나 비난을 객관적으로 걸러내지 못하고, 이를 자신에 대한 치명적인 평가로 받아들입니다. 특히 이중 문화 속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 쉬운 호주 한인 2세대 자녀들에게, 가정에서 쏟아지는 부정적인 언어는 평생의 대인관계와 자존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척박한 이민 생활의 위기 속에서도 자녀를 건강하게 키워내는 힘은 어디에서 올까요? 미국 발달심리학자 에미 워너(Emmy Werner) 박사가 하와이 카우아이섬에서 40년에 걸쳐 진행한 종단 연구(Kauai Longitudinal Study)는 우리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빈곤과 가정불화 등 극심한 고위험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 중 3분의 1은 놀랍게도 훌륭하고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했습니다. 그 비결은 단 하나, 아이의 있는 그대로를 믿고 끝까지 지지해 준 '단 한 사람의 따뜻한 어른(Reliable Adult)'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경제적 안정을 위한 물질적 뒷바라지만큼이나,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는 '생명의 언어'가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가정 내 갈등이 발생했을 때 상처 주지 않고 소통하는 훈련도 필수적입니다. 비폭력 대화(NVC)의 창시자인 마셜 로젠버그(Marshall Rosenberg) 박사는 인간의 모든 말은 본질적으로 '부탁'이거나 '감사의 표현' 중 하나라고 역설했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혹은 배우자에게 화를 내는 이면에는 '나의 어떤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다'는 절박함이 숨어 있습니다. "너 때문에 미치겠다", "왜 매번 그 모양이냐"라는 비난 대신, "이러한 점이 힘든데 다르게 행동해 줄 수 있겠니?"라는 정중한 부탁으로 언어의 틀을 바꿔야 합니다.

대화 훈련가 박재연 소장 역시 최근 한 강연을 통해 "부모가 자녀에게 '최고'가 되기를 요구하기보다, '최선을 다해 살아주어 고맙다'고 말할 때 가족 모두가 압박감에서 벗어나 자유함을 얻는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이는 치열한 경쟁 사회인 호주에서 자녀의 성취에 목마른 한인 부모들이 깊이 새겨야 할 대목입니다.

나아가 크리스천 가정은 대화의 순간에 영적인 잣대를 들이대야 합니다. 예수동행운동을 이끄는 유기성 목사는 욱하는 감정이 올라올 때 "어떻게 하면 예수님을 기쁘게 해드릴까?"를 먼저 떠올리는 내면 훈련을 권면합니다. 우리 인생의 가장 완벽하고 궁극적인 '단 한 사람의 지지자'는 바로 하나님이심을 기억할 때, 우리는 척박한 이민 사회에서 느끼는 열등감과 비교 의식을 내려놓고 십자가의 사랑으로 가족을 품을 수 있습니다.

호주의 한인 크리스천 가정 여러분, 오늘 하루 갈등과 피로 속에서 가족에게 어떤 말을 가장 먼저 건네셨습니까? 내가 내뱉는 말이 곧 나의 삶과 우리 가정의 영적 현주소를 만들어 갑니다. 무심코 던진 비난의 화살을 거두고, 상대를 향한 사랑과 이해가 담긴 부탁의 언어로 대화를 시작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가정 안에서 생명의 언어가 회복될 때, 호주 이민 생활의 고단함은 넉넉히 이길 수 있는 축복의 간증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

[에디터의 노트]
이민 사회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한인 부모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는 감히 측량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자녀를 향한 사랑이 때로는 '최고여야 한다'는 억압적 언어로 변질되어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곤 합니다. 본 기사는 심리학적 연구와 기독교적 영성을 접목해, 비난을 부탁으로 바꾸고 '최고' 대신 '최선'을 인정하는 작은 대화의 변화가 어떻게 가정을 영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지 조명하고자 했습니다. 호주 한인 크리스천 가정마다 십자가의 은혜가 깃든 따뜻한 소통이 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호주한인사회 #기독교가정상담 #비폭력대화 #자녀양육 #영성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