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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왜 더 상처받을까'… 한인 사회 가정 불화, '연결의 대화'로 푼다
호주에 정착해 살아가는 우리 한인 이민자들에게 '가족'은 거친 이국땅에서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가장 든든한 안식처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받곤 합니다. 언어 장벽, 세대 차이, 경제적 스트레스 등 이민 생활의 무게가 더해지면서 사소한 말 한마디가 기폭제가 되어 깊은 갈등으로 번지는 사례를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OCJ)은 상처 입은 이민 가정의 회복을 위해, 가족 간 대화 단절의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지혜를 모색하고자 합니다.

가족의 말에 유독 발끈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단순히 상대방의 현재 발언 때문만은 아닙니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애착 관계에서 억압받았던 감정, 혹은 하고 싶은 말을 편안하게 수용 받지 못했던 결핍이 성인이 되어서도 내면에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무심코 던진 가족의 말 한마디에 폭발적으로 화를 내는 것은, 그 한마디가 과거부터 겹겹이 누적된 상처를 건드리는 '방아쇠(Trigger)'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타국에서 치열하게 살아내야 했던 이민 1세대 부모와 그 밑에서 자라난 자녀 세대 간에는 이러한 정서적 억압과 오해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우리는 흔히 '예민함'을 고쳐야 할 단점이나 병적인 증상으로 치부합니다. 그러나 심리학적 관점에서 예민함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오랫동안 작동해 온 '방어 기제'입니다. 따뜻한 품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이들은 거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타인의 눈치를 살피고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예민함이라는 무기를 장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호주 사회라는 낯선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 한인들이 곤두세워야 했던 긴장감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예민하게 반응하는 가족을 비난하기보다, "당신의 그 예민함은 고장이 아니라 그동안 당신을 지켜온 치열한 생존 방식이었다"라고 이해하는 긍휼의 시선이 필요합니다.
갈등을 줄이고 마음을 잇기 위해서는 미국의 심리학자 마셜 로젠버그(Marshall Rosenberg)가 창안한 '비폭력 대화(NVC)'의 원리를 삶에 적용하는 훈련이 요구됩니다. 비폭력 대화의 핵심은 상대방의 행동을 내 주관대로 평가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내면의 '욕구'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연결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대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언제나 '연결'에 있어야 합니다.
물론 가정 내 심각한 폭력이나 신뢰 훼손 등 신체적·정서적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단절'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절 자체가 대화나 관계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합니다. 단절은 나 자신을 보호하고 상처가 더 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자 과정일 뿐입니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단절이 아니라, '안전하게 보호받고 존중받는 관계'라는 내면의 욕구를 직시해야 합니다.
호주 한인 사회가 건강한 공동체로 세워지기 위해서는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의 회복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상처받은 내면의 아이를 스스로 안아주고, 가족의 날 선 말 이면에 숨겨진 두려움과 결핍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바라볼 때 진정한 대화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 비난과 평가를 거두고 가족의 눈을 맞추며 "당신의 진짜 마음은 무엇입니까"라고 다정하게 물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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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이민 생활은 필연적으로 높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동반합니다.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생존'에 몰두하다 보면, 정작 가장 사랑해야 할 가족에게 정서적인 곁을 내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 기사는 호주 크리스천 한인 사회가 겪고 있는 가정 내 소통의 부재를 돌아보고, 신앙적 긍휼과 심리학적 이해를 통해 건강한 가정으로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되었습니다.
#호주한인사회 #가정상담 #비폭력대화 #이민자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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