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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인간 퇴비화' 장례 법안 통과… 친환경적 대안인가, 존엄성 훼손인가

OCJ 2026. 10. 22. 04:13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 의회가 전통적인 매장과 화장을 대체할 새로운 장례 방식으로 이른바 '인간 퇴비화(Human Composting)'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최종 통과시켰습니다. 알렉스 그리니치(Alex Greenwich) 무소속 의원이 발의한 '공중보건 개정안(자연적 유기 환원)'은 지난 10월 15일 하원을 만장일치로 통과한 데 이어, 10월 21일(현지시간) 상원의 문턱까지 넘으며 입법 절차를 마무리했습니다. 해당 법안은 주 총독의 최종 재가를 거친 뒤 약 2년의 유예 및 준비 기간을 갖고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입니다.

 


'테라메이션(Terramation)' 혹은 '자연적 유기 환원(Natural Organic Reduction, NOR)'으로 불리는 이 방식은 시신을 나무껍질, 짚, 미생물 등과 함께 특수 용기에 안치하여 자연 분해를 유도하는 장례법입니다. 통상 8주에서 12주의 시간이 소요되며, 이 과정이 끝나면 시신은 흙으로 돌아가 유족에게 전달됩니다. 유족은 이 흙을 자택의 정원에 뿌리거나 기념수 식수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본인이 생전에 서면으로 동의한 경우에만 진행할 수 있도록 엄격한 본인 의사 존중 조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파격적인 법안이 호주 사회에서 통과된 배경에는 현대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환경 문제와 경제적 압박이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드니를 비롯한 호주의 주요 대도시는 극심한 묘지 공간 부족 현상을 겪고 있으며, 일부 묘지 조성 비용은 최대 5만 호주 달러(약 4,500만 원)에 달할 정도로 시민들에게 큰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화장(Cremation) 방식 역시 막대한 화석 연료를 소모하고 탄소 및 독성 물질을 배출한다는 점에서, 기후 변화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는 환경 단체들의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 새로운 장례 방식이 호주 사회와 교계에 던지는 윤리적, 신학적 파장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생태계 보존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신체를 비료나 퇴비의 개념으로 환원하는 것이 과연 기독교적 생명 존엄성에 부합하는가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크리스 민스(Chris Minns) NSW 주총리 역시 지난 6월 해당 법안에 대해 "다소 이상하게 느껴진다(a bit weird about it)"며 개인적인 불편함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가톨릭 위클리(Catholic Weekly)의 마이클 쿡(Michael Cook) 칼럼니스트는 이를 두고 "지구를 구하기 위한 기괴한 해결책"이라며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기독교 전통에서 육신은 성령의 전(Temple of the Holy Spirit)으로 여겨지며, 부활의 소망을 담아 정중히 대하고 안치하는 것을 오랜 신앙적 관습으로 지켜왔습니다.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간다'는 성경적 진리에는 표면적으로 부합할지 모르나, 인간의 시신을 실용적인 자원 취급하는 것은 창조 질서와 인간 고유의 존엄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교계 안팎에서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뉴사우스웨일스의 이번 입법은 단순한 장례 문화의 변화를 넘어 생명과 죽음, 그리고 인간의 신체를 바라보는 현대 사회의 근본적인 가치관 변화를 시사합니다. 호주 교회가 창조 세계의 돌봄이라는 생태적 책임과 인류의 존엄성을 수호하는 신학적 가치 사이에서 어떠한 지혜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올바른 목소리를 내어야 할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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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죽음을 대하는 방식은 그 사회가 생명 자체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환경 보호와 폭등하는 장례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한계 앞에서 '인간 퇴비화'는 세속 사회의 매우 실용적인 대안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친 실용주의가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인간 고유의 존엄성마저 삼켜버리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은 우리 신앙인들의 막중한 책임일 것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창 3:19)"는 진리가 현대의 기계적, 화학적 처리 방식과 어떻게 구별되어야 하는지, 호주 교계와 각 가정 내에서 깊은 신학적 성찰과 대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호주뉴스 #인간퇴비화 #기독교생명윤리 #친환경장례 #뉴사우스웨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