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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탈북 청소년 배움터, 왜 어른들의 흥정 대상이 되어야 합니까… ‘여명학교 사태’가 남긴 뼈아픈 질문
지난 9월 17일, 서울 강서구의 옛 염강초등학교 부지에서는 한국 사회의 씁쓸한 민낯을 보여주는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북한 이탈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의 조명숙 교장이 학교 신축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한 것입니다. “저희 아이들 좀 품어주십시오. 갈 데가 없습니다.” 교장의 간절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의 거센 반대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을 단순한 지역 사회 갈등을 넘어, 취약 계층의 기본권이 다수의 목소리에 의해 어떻게 위협받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짚어보고자 합니다.

여명학교는 2004년 설립된 서울의 유일한 북한 이탈 청소년 학력 인정 대안학교입니다. 북한에서 온 아이들이 남한 사회에 적응하고 학업을 이어가도록 돕는 숭고한 사명을 감당해 왔으나, 지난 20여 년간 자체 교사(校舍)를 갖지 못한 채 임대 건물을 전전해야 했습니다. 2023년 3월부터는 폐교된 옛 염강초등학교 건물을 임시로 사용하고 있으나, 2027년 2월이면 이마저도 사용 기간이 만료됩니다. 이에 학교 측은 학생과 졸업생, 후원자들이 오랜 기간 모은 기금 100억 원에 현대자동차그룹의 후원금 60억 원을 합친 총 160억 원을 투입해 새로운 교사를 짓고, 이를 완공 후 서울시교육청에 기부채납하겠다는 파격적이고 공익적인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이 획기적인 대안은 지역 주민들의 거센 님비(NIMBY) 현상과 맞물려 표류하고 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유아 체험 시설 축소 우려와 사전 의견 수렴 부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북한 이탈 청소년을 향한 근거 없는 혐오와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정확히 9년 전인 2017년, 같은 강서구 지역에서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설립을 위해 장애 학생 부모들이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던 참담한 역사의 반복입니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권’이 주민들의 찬반이나 양보를 구해야 하는 흥정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점입니다. 마땅히 갈등을 중재하고 소수자의 권리를 수호해야 할 국가와 관할 교육청은 뒷짐을 진 채, 그 무거운 책임을 학교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떠넘겼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깨어있는 시민사회는 침묵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0월 7일, 기독교 단체를 비롯한 261개 시민·사회·종교 단체와 3만 1,078명의 시민들이 ‘여명학교 건립을 촉구하는 시민사회 공동행동’을 결성했습니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과 시의회에 행정절차의 신속한 진행과 교육 공백 방지 대책을 강력히 촉구하며, 혐오를 넘어선 연대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명학교 사태는 단순한 학교 건축 문제를 넘어, 다가올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대한민국 사회가 과연 ‘미리 온 통일’인 탈북민을 온전히 품어낼 수 있는가를 묻는 시금석입니다. 성경은 끊임없이 고아와 과부, 그리고 ‘나그네 된 자’를 환대하라고 가르칩니다. 경제적 논리와 지역의 이익 앞에 약자의 배울 권리가 배척당하는 사회에는 진정한 통합이 깃들 수 없습니다. 이제는 정부와 교육 당국이 여론의 눈치를 보는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 흔들림 없는 원칙으로 공공의 가치와 약자의 인권을 바로 세워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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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누군가의 당연한 권리가 타인의 선의와 허락에 기대어야만 성립된다면, 그것은 이미 온전한 권리가 아닙니다. 여명학교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을 위해 교육자가 무릎을 꿇어야 하는 작금의 현실은 우리 사회의 깊은 도덕적 결핍을 보여줍니다. 교회와 기독교 공동체는 소외된 아이들의 이웃이 되어 차별과 혐오의 장벽을 허무는 일에 가장 먼저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여명학교 #탈북청소년 #교육권 #님비현상 #기독교적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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