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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년 연장'과 '청년의 몫', 세대 갈등을 넘어 상생의 복지 패러다임으로

OCJ 2026. 10. 11. 03:42

주요 이슈: 초고령·저출생 극복을 위한 일자리 해법 및 복지 개편 논의에서 '정년 연장'과 '청년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 갈등 심화

 


최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시민 공론화 등에서 74%의 시민이 저출생·고령화 해법으로 '정년 연장'보다 '지역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우선 꼽았다는 소식은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거대한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준다. 초고령 사회를 맞아 노년층의 경제적 안전망을 확보하기 위한 정년 연장 논의는 불가피하지만, 이는 곧 청년 세대의 취업 문턱을 더욱 좁히고 미래 세대의 부담을 가중할 것이라는 팽팽한 위기감과 충돌하고 있다.

 

연금 개혁과 일자리 정책은 단순한 제도적 조율을 넘어, '누가 더 양보하고 희생할 것인가'를 다투는 세대 간 제로섬(Zero-Sum) 게임으로 비화하고 있다. 청년들은 인구 절벽으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부양 의무에 압도당하고 있으며, 은퇴를 앞둔 장년층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노후의 벼랑 끝에 서 있다. 각자의 생존이 걸린 이 팍팍한 각자도생의 굴레 속에서 사회적 연대와 포용의 가치는 급격히 퇴색되고 있다.

 

성경은 공동체 안에서 세대 간의 역할과 유산을 소중히 다룬다. 사도 바울은 부모가 자녀를 위하여 영적, 육적 유산을 저축하는 사랑을 강조함과 동시에, 젊은 세대에게는 윗세대의 지혜와 유산을 공경할 것을 명한다. 즉, 일방적인 희생이 아닌 상호 존중의 양방향 연대다. 거시적인 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다른 세대를 경제적 파이를 다투는 경쟁자가 아닌 '하나의 유기적인 몸'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대전환이다.

 

인구 절벽이라는 전대미문의 폭풍 앞에서는 분열하면 공멸할 뿐이다. 노년층의 숙련된 경험과 지혜를 다음 세대에게 전수하면서도 청년의 진입 기회를 빼앗지 않는 '세대 간 협업형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 국가 차원에서도 근시안적인 포퓰리즘 복지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통합형 사회 안전망을 섬세하게 설계해야 한다. 우리의 시대적 소명은 남은 파이를 두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 수 있는 식탁을 새롭게 짜는 것이다. 십자가의 자기 비움이 어떻게 세상을 살렸는지 기억하는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이 양보와 연대의 중재자로 나서야 할 때다.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 - 갈라디아서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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