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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사회/가정 & 상담

‘미움’이 나를 삼키지 않게 하려면

OCJ 2026. 9. 21. 05:39

호주와 오세아니아 지역에 정착해 살아가는 이민자의 삶은 종종 낯선 환경과의 치열한 싸움입니다. 언어의 장벽, 문화적 차이, 그리고 경제적 안정을 향한 고군분투 속에서 우리는 필연적으로 크고 작은 갈등을 마주하게 됩니다. 때로는 직장에서의 부당한 대우로, 때로는 믿었던 지인이나 한인 커뮤니티 내에서의 오해와 상처로 인해 우리 마음속에는 억울함과 분노가 자리 잡곤 합니다. 그리고 이 감정은 자칫 돌보기 소홀하면 ‘미움’이라는 거대한 괴물로 자라나 우리의 일상을 삼켜버리기도 합니다.

 

 

이민 및 가정 상담 현장에서 많은 교민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누군가를 향한 깊은 미움 때문에 정작 자신의 삶을 갉아먹고 있는 안타까운 사례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미움을 독배를 마시는 일에 비유하곤 합니다. 미운 상대가 고통받기를 바라며 스스로 독을 마시는 것과 같다는 뜻입니다. 미움은 대상을 파괴하기 전에 먼저 그 감정을 품고 있는 사람의 영혼과 육체를 병들게 합니다. 불면증, 우울증, 심지어 신체적 질환까지 동반하며 호주에서의 평화로워야 할 일상을 지옥으로 몰아넣습니다.

 

그렇다면 이 파괴적인 감정이 나를 삼키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내 안의 미움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직면해야 합니다. 기독교적 가치관을 가진 많은 교민들이 누군가를 미워하면 안 된다는 강박에 시달리며 감정을 억누르곤 합니다. 하지만 상처받은 내 마음을 외면한 채 억지로 용서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상처를 갉아먹게 만듭니다. 내가 지금 많이 아프고 분노하고 있구나라고 자신의 감정을 안아주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둘째, 미움의 대상과 나의 감정을 분리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의 잘못된 행동과 그로 인해 발생한 나의 고통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내 삶의 통제권을 그 사람에게 넘겨주지 마십시오. 나를 아프게 한 사람 때문에 오늘 하루 주워진 호주의 아름다운 햇살과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망칠 수는 없습니다. 감정의 주도권을 다시 쥐고, 상대방이 내 마음의 방에 무단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단호한 경계선을 설정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용서는 상대를 위한 면죄부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해방의 선언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진정한 용서는 상대방과 억지로 화해하거나 이전의 관계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과거의 상처가 더 이상 현재의 나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그 사슬을 끊어내는 결단입니다. 신앙 안에서 상처를 위로받고, 전문가의 상담이나 건강한 커뮤니티의 도움을 통해 내면의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오세아니아 한인 커뮤니티는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와 의지가 되어야 할 소중한 울타리입니다. 오늘 누군가를 향한 미움으로 잠 못 이루고 계신다면, 그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스스로의 상처를 먼저 보듬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미움이 당신을 삼키기 전에, 당신이 먼저 평안과 사랑의 빛으로 그 어둠을 몰아내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https://oceania-christian-journa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