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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유럽 주요국, 미국서 '금' 대거 철수… 지정학적 불안과 신뢰 하락이 부른 탈달러화
최근 유럽 주요국들이 미국 연방준비은행에 예치해 두었던 막대한 양의 금 준비금을 본국이나 유럽 내 다른 금융 허브로 잇따라 이전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보관소 변경으로 보일 수 있으나, 그 이면에는 미국 중심의 금융 체제에 대한 짙은 불신과 지정학적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OCJ)은 글로벌 경제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는 이번 '금 대이동'의 실태와 거시 경제적 파장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DNB)은 올해 3월부터 8월에 걸쳐 미국 뉴욕과 캐나다 오타와에 보관 중이던 약 86톤의 금을 영국 런던으로 이전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59톤을 뉴욕에서 매각하고 런던에서 국제 표준에 맞는 금으로 재매입하는 방식을 취했으며, 27톤은 직접 물리적으로 운송했습니다. 네덜란드 당국은 이번 조치가 심각한 지정학적 위기에 대비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역시 유사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올해 초 뉴욕에 보관되어 있던 129톤의 금(전체 보유량 2,437톤의 약 5%)을 전량 매각하고, 유럽에서 동등한 가치의 금을 재매입하여 자국 파리의 지하 금고(La Souterraine)로 안전하게 이전하는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이로써 프랑스는 불확실한 해외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고 실물 자산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유럽 국가들이 미국으로부터 금을 철수시키는 핵심적인 이유는 '자산 동결에 대한 공포'와 '미국의 정치·경제적 불안정성' 때문입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이 3,000억 달러 규모의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동결한 사건은 전 세계 중앙은행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아무리 우방국이라 할지라도 타국에 보관된 자산은 정치적 목적에 따라 언제든 무기화되어 압류될 수 있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긴 것입니다.
특히 미국의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 적자와 정치적 리스크는 이러한 불안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2026년 8월, 미국의 국가 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40조 달러를 돌파하며 최악의 재정 건전성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변덕스러운 정책 기조와 동맹국을 향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돌발적인 '자산 통제'나 제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유럽 국가들의 금 철수를 재촉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외환보유액의 구조적 변화인 '탈달러화(De-dollarization)'와 맥을 같이 합니다. 2000년 당시 전 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의 71%를 차지했던 미국 달러화의 비중은 현재 57% 수준까지 추락했습니다. 반면, 실물 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2026년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지정학적 긴장에 대비해 매월 90톤 이상의 금을 쓸어 담고 있습니다.
호주의 상황은 어떨까요? 호주 준비은행(RBA)은 국가 재정의 안전판으로서 80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대다수를 영국 영란은행(Bank of England)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실물 금 거래 중심지인 런던은 유사시 가장 빠르고 투명하게 자산을 유동화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신뢰할 수 없는 정치적 변수를 피하고, 자산 운용의 안정성을 극대화하려는 호주 금융 당국의 합리적인 선택으로 평가받습니다.
수십 년간 세계 경제의 '절대 권력'으로 군림해 온 미국 달러화 시스템의 균열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각국이 실물 금을 자국의 통제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현상은, 맹목적인 신뢰의 시대가 저물고 '자산의 본질적 가치'와 '국가 주권'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새로운 금융 냉전의 서막을 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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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역사적으로 화폐의 가치는 그 화폐를 발행한 국가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강대국들이 자국 화폐를 정치적 무기로 삼으면서, 이 오래된 신뢰 체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국가들이 너도나도 변하지 않는 본질적 가치인 '금'으로 회귀하는 모습은, 인간이 쌓아 올린 경제 권력과 제도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묵시적으로 보여줍니다. 진정한 안정과 부는 불확실한 세상의 권력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변치 않는 지혜와 책임감 있는 청지기 정신을 통해 지켜져야 할 것입니다.
#금 준비금 #탈달러화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국가부채 #거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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