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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는 핸슨 의원과 급이 다르다"… 알바니즈 총리, 공공임대주택 비하 논란에 정면 대응

OCJ 2026. 9. 14. 04:36

[OCJ 심층] 호주 정치권이 때아닌 '가족 비하' 논란으로 들끓고 있습니다. 앤서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호주 총리는 자신의 작고한 어머니가 평생 공공임대주택(Public Housing)에 거주한 것을 두고 비아냥거린 폴린 핸슨(Pauline Hanson) 원네이션당(One Nation) 대표를 향해 "내 어머니는 핸슨 의원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훌륭한 분"이라며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이번 논란은 지난 2월 한 팟캐스트(The Karl Stefanovic Show)에 출연한 핸슨 의원의 발언이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촉발되었습니다. 당시 핸슨 의원은 알바니즈 총리가 공공임대주택에서 자란 과거를 회상하는 것을 두고 우는 시늉을 하며 조롱했습니다. 이어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공임대주택은 일시적 지원이어야지, 65년 동안 같은 집에 머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나아가 현 정부의 높은 이민자 수용 정책으로 인해 호주 국민들이 차나 텐트에서 자고 있는 현실을 거론하며 총리의 가족사를 현 주택 위기와 결부시켰습니다.

이에 알바니즈 총리는 13일 시드니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핸슨 의원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총리는 "나는 이른바 '하우소(Houso·공공임대주택 거주자를 일컫는 호주식 은어)' 출신이라는 사실과 내가 자란 공동체가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알바니즈 총리의 어머니 故 매리앤 엘러리(Maryanne Ellery) 여사는 심각한 만성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는 장애 연금 수급자이자 싱글맘으로서, 밤낮으로 사무실 청소 일을 하며 아들을 키워낸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총리는 2002년 6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회고하며 "어머니는 억만장자들과 어울리지는 못했지만, 비열하지 않고 친절하며 관대한 분이셨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24년 전에 돌아가신 분의 고단했던 삶을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정치권 역시 여야를 막론하고 핸슨 의원을 향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앤드류 해스티(Andrew Hastie) 자유당(Liberal) 하원의원은 "어머니들은 정치적 논쟁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핸슨 의원의 지도자적 자질을 직격했습니다. 해스티 의원은 최근 벤 로버츠-스미스(Ben Roberts-Smith) 명예훼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자신을 핸슨 의원 측이 '반역자(traitor)'로 묘사한 만화 동영상을 유포하면서 이미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당인 노동당(Labor)의 돈 패럴(Don Farrell) 무역부 장관과 크리스 보웬(Chris Bowen) 에너지부 장관 또한 "돌아가신 가족을 공격하는 것은 호주인의 가치(un-Australian)에 어긋나는 끔찍한 행위"라며 공식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OCJ)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치적 막말 공방을 넘어 2026년 현재 호주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주택 위기(Housing Crisis)'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최근 웨스트팩(Westpac) 등 주요 금융기관과 경제학자들은 금리 인상과 만성적인 공급 부족으로 인해 주택 임대료가 폭등하고 서민들의 주거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핸슨 의원은 이러한 대중의 주거 불안 심리를 교묘히 자극하여 현 정부의 이민 정책을 공격하려는 정치적 계산을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공공임대주택을 '일시적 수용처'로만 평가절하하는 것은, 경제적 취약계층에게 안정적인 안식처를 제공해 온 호주 사회복지 제도의 역사적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평생 헌신적인 어머니이자 사회적 약자였던 고인의 삶을 깎아내리는 행위는 대중의 공감을 얻기 어렵습니다. 진정한 정치적 리더십은 타인의 상처를 후벼 파는 조롱이 아니라, 현재 텐트와 차박으로 내몰리는 수많은 무주택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서 나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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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정치는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합니다. 병마와 싸우며 홀로 아이를 키워낸 어머니의 헌신적인 삶은 비하의 대상이 아니라 마땅히 존경받아야 할 유산입니다. 기독교적 저널리즘 관점에서 볼 때,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자들을 보듬는 것은 국가와 공동체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입니다. 정책적 비판을 위해 고인의 고단했던 삶을 도구화하는 모습은 호주 정치의 품격을 크게 훼손합니다. 주택 위기라는 엄중한 국가적 난제 앞에서는 상호 비방이나 혐오가 아닌, 무주택자와 서민들을 위한 건설적인 해법 모색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호주정치 #앤서니알바니즈 #폴린핸슨 #공공임대주택 #주택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