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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관계의 단절은 질병을 낳고, 연결은 생명을 살린다"... 호주 시드니 김종환 박사, 저서 통해 '사회적 처방'으로서의 집단상담 조명
현대 사회의 가장 치명적인 질병은 바이러스가 아닌 '외로움과 고립'이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최근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며 한인 가정을 섬기고 있는 세계적인 상담학자 김종환 박사(전 서울신학대학교 교수)가 저서 《집단상담의 새로운 패러다임: 관계적 인간학과 초인성주의》(2026년 7월 출판)를 통해, 현대인의 실존적 고독을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복음적·의학적 해답으로 '집단상담'을 제시하여 교계와 상담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 박사는 책을 통해 인간이 관계 속에서 상처를 입지만, 오직 관계와 공동체 속에서만 온전히 치유될 수 있다는 성경적 진리를 다양한 의학적·사회적 연구 결과와 함께 증명해 냅니다.
과학이 증명한 관계의 치유력: "함께 고통을 짊어질 때 일어나는 신체적 기적"
김종환 박사는 책에서 관계와 사회적 지지가 인간의 신체 건강과 생존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학적 연구들을 심도 있게 다룹니다. 대표적으로 1989년 스탠퍼드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스피겔(David Spiegel) 박사가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를 소개합니다. 일반 암 치료와 함께 주 1회 지지-표현적 집단치료를 병행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평균 생존 기간이 약 36.6개월로, 통제집단(18.9개월)보다 두 배 가까이 길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평생 가족을 돌보는 '돌봄 제공자(Caregiver)'의 역할에만 익숙해져 정작 자신의 고통을 표현할 공간이 없었던 중년 여성들을 위한 '주부 집단상담'의 중요성도 강조됩니다. 여성들은 집단 안에서 자신의 약점과 상처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비로소 '돌봄을 받는 존재'로 거듭나는 역할 역전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면역 기능 향상과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라는 신체적 회복까지 경험하게 됩니다.
반면 타인을 불신하고 세상을 적대적으로 보는 '냉소적 적대감(Cynical Hostility)'은 신체 내부의 스트레스 반응을 활성화해 심혈관 질환과 조기 사망률을 높이는 강력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공중보건의 위기가 된 외로움, '사회적 처방'이 필요한 시대
오늘날 외로움은 개인의 성격 결함이나 심리적 약점이 아닌, 국가적인 공중보건의 위기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줄리안 홀트-룬스타드(Julianne Holt-Lunstad) 교수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사회적 관계가 강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생존 가능성이 약 50%나 높았으며, 이는 흡연 중단이나 혈압 관리에 버금가는 효과로 밝혀졌습니다. 반면 만성적인 사회적 고립은 비만보다 위험하며 흡연에 필적하는 사망 위험을 초래합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2018년 영국은 세계 최초로 '외로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을 임명하고, 의사가 외로운 환자에게 약 대신 지역사회 모임이나 상담 집단을 처방하는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bing)'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일본 역시 2021년 고독·고립 담당 장관을 임명한 데 이어 2024년 '고독·고립 대책 추진법'을 시행하는 등 국가 차원의 공동체 회복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김 박사는 이러한 국제적 흐름이 집단상담이 단순한 심리치료 기법을 넘어, 현대 사회의 고립을 예방하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공중보건적 실천이자 필수적인 사회적 처방이 되어야 함을 보여준다고 역설합니다.
호주 시드니에서 전하는 회복의 공식: "담아짐에서 복음적 정체성으로"
현재 호주 시드니에서 '시드니 한인 가정(WSKF)'을 섬기며 활발한 사역을 이어가고 있는 김종환 박사는 오세아니아 지역의 이민 사회가 겪는 독특한 고립감과 상실감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입니다. 타향살이의 외로움과 관계의 왜곡 속에서 신음하는 이들을 향해 김 박사는 다음과 같은 6단계의 '관계적 순례' 공식을 제시합니다.
1. 담아짐(Containment): 윌프레드 비온의 이론처럼, 상담자와 집단이 내담자의 불안과 눈물을 안전하게 받아주는 그릇이 되는 단계입니다.
2. 자기개방(Self-disclosure): 안전한 그릇 안에서 가면을 벗고 자신의 취약성을 정직하게 고백하는 용기를 내는 단계입니다.
3. 응집성(Cohesion): "당신의 아픔이 나의 아픔"임을 깨달으며 깊은 유대감과 정서적 소속감을 형성하는 단계입니다.
4. 공동체(Community):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연약함을 수용하며 함께 성장하는 관계를 맺는 단계입니다.
5. 사랑(Love): 타인의 영적 성장을 위해 자신을 확장하는 존재 방식으로 나아가는 단계입니다.
6. 치유(Healing): 상처를 안고도 공동체 안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단계입니다.
김 박사는 이 순례의 종착지가 결국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는 '복음적 정체성(Gospel Identity)'의 형성이라고 단언합니다. 자신의 성취나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나는 생각보다 더 죄인이지만, 동시에 내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사랑받고 있다"는 은혜 기반의 정체성을 가질 때, 비로소 현대인의 고질적인 정체성 불안과 가면 증후군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EDITOR'S NOTE]
하나님께서는 천지창조의 순간부터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다"(창 2:18)라고 말씀하시며, 우리를 철저히 관계적 존재로 지으셨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역사상 가장 고도로 연결된 초연결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역설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깊은 고독과 '시들함(Languishing)' 속에서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호주 시드니에서 날아온 김종환 박사의 따뜻한 메시지는 오세아니아 땅의 교회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 줍니다.교회는 단순한 종교적 의식의 장소를 넘어, 세상에서 상처받고 고립된 영혼들의 눈물과 분노를 조건 없이 받아주는 안전한 '컨테이너(Container)'가 되어야 합니다..그리스도께서 자기를 비워(Kenosis) 우리와 동행하셨듯이, 우리 역시 서로의 연약함을 기꺼이 짊어지는 참된 코이노니아(Koinonia)를 이룰 때, 깨어진 세상은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살아 계심과 치유의 기적을 보게 될 것입니다. 오세아니아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서로에게 따뜻한 'Key Person'이 되어, 서로의 얼굴을 빛나게 하는 거룩한 동행에 동참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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