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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우리 그냥 이혼할까".. 65세 은퇴 남편의 눈물이 우리에게 남긴 질문
은퇴 후 찾아온 뜻밖의 위기, 38년 차 부부의 이야기
최근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와 미디어를 뜨겁게 달구며 수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신 사연이 있다. 결혼한 지 38년째를 맞이한 한 부부의 이야기다. 평생 큰 싸움 한 번 없었고, 자식들도 모두 장성해 제 가정을 꾸렸다. 몇 년 전 남편의 퇴직 이후 부부는 남은 인생을 조용하고 평화롭게 함께 보낼 일만 남았다고 믿었다. 그러나 어느 날 저녁, 평소 말이 없고 성실했던 65세의 남편이 아내에게 건넨 한마디는 청천벽력 같았다. "우리 그냥 이혼할까." 평생을 가족을 위해 헌신해 온 남편이 왜 갑자기 황혼 이혼을 선언하게 되었을까. 그 이면에 숨겨진 남편의 서러운 속사정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정들이 마주한 차가운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남편을 외롭게 만든 세 가지 서러움
남편이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단어를 꺼내기까지 그를 벼랑 끝으로 내몬 것은 아내의 부정이나 큰 갈등이 아니었다. 일상 속에서 서서히 쌓여간 깊은 소외감과 존재감의 상실이 원인이었다.
1. 퇴직 후 집안에서 자신의 자리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절망감이었다. 평생 매일 아침 출근할 곳이 있고 자신을 기다리는 일터가 있었던 남편에게, 은퇴 후의 집은 낯설고 외로운 공간이었다. 하루 종일 집에 머무는 남편을 향해 아내는 "거기 있지 말고 좀 나가라",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다"라는 핀잔을 가볍게 던졌다. 아내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잔소리였지만, 남편에게는 자신이 집에서조차 방해되는 존재가 되었다는 깊은 상처로 남았다.
2. 가족의 대화와 소통 속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었다. 아내는 딸과 수시로 통화하며 자식들과 집안의 크고 작은 일들을 상의했다. 남편이 곁에서 듣다가 조심스럽게 의견을 보태면 돌아오는 대답은 늘 차가웠다. "당신은 잘 모르잖아"라는 한마디에 남편은 입을 닫아야 했다. 자녀들 역시 필요한 일이 생기면 언제나 어머니에게 먼저 연락을 취했다. 평생 가족을 위해 일해왔건만, 정작 자신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바깥에 홀로 서 있는 이방인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3. 자신이 사라져도 가족 중 누구 하나 불편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무가치함이었다. 아내는 혼자서도 친구들을 만나고 여행을 다니며 활기찬 노후를 보냈고, 자녀들도 각자의 가정에서 잘 살아가고 있었다. 남편은 아내에게 "당신은 내가 없어도 잘 살 것 같다"라는 말을 건넸지만, 아내는 그 말에 담긴 깊은 외로움을 알아채지 못했다. 남편은 "평생 가족을 먹여 살려야 내가 필요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제 돈을 안 버니까 내가 여기서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라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역할의 종말이 아닌 존재 자체의 인정이 필요한 시간
아내는 그제야 남편이 진정으로 원한 것이 이혼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남편이 갈망했던 것은 갈라서는 것이 아니라, 평생의 헌신 끝에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지금도 여전히 가족들에게 가치 있고 필요한 사람인지 확인받고 싶었던 울부짖음이었다.
현대 사회에서 은퇴와 노후는 재정적인 준비 못지않게 정서적 교감이 중요한 과제다. 특히 오랜 시간을 함께한 부부일수록 서로를 경제적 부양자나 가사 노동자라는 '역할'로만 대하기 쉽다. 전문가들은 노년기 부부 관계의 핵심은 서로의 역할이 끝난 시점에서도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데 있다고 조언한다. 평생 가족을 위해 땀 흘린 남편에게 "돈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 어떤 물질적 선물보다 깊은 치유를 선사한다는 지적이다.
오세아니아 한인 이민 사회에 던지는 묵직한 울림
이 가슴 아픈 사연은 한국 본토뿐만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의 한인 이민 가정에도 매우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낯선 이국땅에서 언어와 문화적 장벽을 극복하며 오직 자녀들의 미래와 가정을 위해 청춘을 바쳐 일해 온 이민 1세대 아버지들이 마주한 현실과 너무나 닮아 있기 때문이다.
이민 사회의 특성상 자녀들은 현지 문화에 빠르게 동화되는 반면, 은퇴한 1세대 남편들은 일터를 떠나는 순간 사회적 관계가 급격히 단절되고 극심한 고립감에 처하기 쉽다. 언어 소통이 비교적 원활한 아내와 자녀들이 현지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소통하는 동안, 은퇴한 남편들은 가정 안에서조차 대화에 끼지 못하고 소외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때문에 이번 사연은 오세아니아 한인 교회와 공동체 내에서도 은퇴 노년층 부부의 정서적 돌봄과 가정 내 소통 회복이 얼마나 시급한 교계적 과제인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EDITOR'S NOTE]
성경은 창세기 2장 18절을 통해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가정과 결혼은 서로의 경제적 유용성이나 도구적 가치에 의해 유지되는 비즈니스 계약이 아닙니다. 서로의 약함을 채우고, 존재 자체를 기뻐하며,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듯 조건 없이 사랑하고 존중하는 성스러운 언약입니다.
평생을 일터라는 전쟁터에서 가족을 위해 무거운 짐을 지고 달려온 아버지이자 남편들이 은퇴 후 마주하는 가장 큰 두려움은 '쓸모없어짐'에 대한 공포입니다. 세상은 생산성과 효율성으로 사람의 가치를 매기지만, 하나님의 법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 저녁, 평생의 동반자인 남편과 아내에게, 그리고 묵묵히 헌신해 온 부모님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보면 어떨까요. "당신이 우리 곁에 존재해 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고 든든합니다"라는 축복과 감사의 고백이 모든 가정의 깨어진 틈을 메우는 치유의 시작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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