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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나눌 뿐"…네팔 대홍수 속 200명 품은 장애인 노부부의 '기적의 처소'
최근 네팔과 중국 국경 지대에서 발생한 미증유의 대홍수로 수많은 인명 피해와 실종자가 발생한 가운데, 자신들도 거동이 불편한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한 노부부의 작은 집이 200여 명 이재민들의 따뜻한 피난처가 되어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절망과 슬픔으로 가득 찬 재난의 현장에서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선한 사마리아인'의 모습을 몸소 보여주는 이들의 이야기는 전 세계 기독교 공동체와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절망의 홍수 속 홀로 남은 언덕 위의 작은 집
지난 2026년 8월 26일, 네팔 북부 라수와와 누와코트 지역을 강타한 보테코시강의 대홍수는 주변 마을과 도로, 다리를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기후변화로 인한 히말라야 빙하 붕괴가 원인으로 지목된 이번 재앙으로 현재까지 네팔과 티베트 지역에서 최소 750명이 사망하고 3,000여 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초토화된 폐허 속에서 누와코트주 비두르시 다빌레 산비탈에 위치한 프렘 바하두르 타망(68)과 그의 아내 마이야 부부의 작은 집은 기적적으로 화를 면했다. 홍수 당일, 인근 우타르가야 공립중등학교에서 긴급히 대피한 학생과 교사 31명이 갈 곳을 잃고 헤매다 이 노부부의 집 문을 두드렸고, 부부는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첫날밤을 지내게 했다. 이 첫 만남을 시작으로 노부부의 집은 자연스럽게 실종된 가족을 찾으려는 주민들과 집을 잃은 이웃들을 위한 임시 대피소로 변모했다.
지팡이에 의지하는 약함 속에서 피어난 위대한 사랑
놀라운 점은 이재민들에게 쉼터와 음식을 아낌없이 제공하는 타망 부부 역시 신체적, 경제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라는 사실이다. 남편 프렘은 척추 부상으로 지팡이 없이는 한 걸음도 걷기 힘들고, 아내 마이야 역시 왼쪽 다리에 장애를 가지고 있다. 이들의 한 달 수입은 정부에서 고령자에게 지급하는 노령 수당이 전부로, 프렘이 3,000루피, 마이야가 2,000루피를 받아 총 5,000루피(한화 약 5만 원 안팎)에 불과하다. 산비탈에 일구어 놓은 작은 밭에서 농사를 짓지만, 이마저도 한 해 식량을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는 문을 두드리는 이들을 단 한 번도 외면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이 작은 집을 거쳐 간 이재민과 실종자 가족만 200명이 넘는다. 남은 쌀과 렌틸콩이 겨우 며칠 분량에 불과해 당장 내일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마이야는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매일 이재민들을 위해 따뜻한 밥을 짓고 있다. 마이야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평소라면 누구나 자기 집에서 편하게 밥을 해 먹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런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도와야 하며, 우리는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작은 정성을 나눌 뿐"이라고 겸손히 고백했다.
슬픔을 함께 나누며 소망을 잉태하는 처소
현재 이 집에는 홍수로 집을 잃은 친척들과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며 서로의 아픔을 달래고 있다. 마이야의 시동생 주한랄 타망은 이번 홍수로 삶의 터전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손자가 보테코시강 급류에 휩쓸려 여전히 실종 상태다. 또 다른 주민인 하리바하두르 라이 역시 아내와 손녀, 장인과 장모의 생사를 알지 못한 채 이 대피소에서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비록 공간은 비좁고 식량은 넉넉하지 않지만, 이재민들은 부부의 집 안팎에 모여 함께 잠을 청하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절망적인 상황을 견뎌내고 있다. 정부와 국제사회의 공식적인 구호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재난의 사각지대에서, 장애를 가진 노부부의 헌신적인 사랑이 수많은 이들의 생명을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소망의 등불이 되어주고 있다.
[EDITOR'S NOTE]
성경은 우리에게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마태복음 22:39)고 가르칩니다. 네팔의 척박한 산비탈에서 자신들의 연약함과 빈곤함을 뒤로하고, 대홍수로 고통받는 이웃들을 위해 기꺼이 집을 열고 마지막 남은 양식을 나눈 프렘과 마이야 부부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깊은 성찰과 동시에 뜨거운 도전을 줍니다.
우리는 흔히 내가 넉넉해지고 강해졌을 때 비로소 남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노부부는 지팡이에 의지하는 연약한 몸과 한 달에 수만 원에 불과한 적은 재정 속에서도 200명이 넘는 이들을 가슴으로 품어 안았습니다. 이는 오병이어의 기적처럼, 우리가 가진 작은 것을 주님의 사랑으로 기꺼이 나눌 때 얼마나 놀라운 생명의 역사가 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대홍수로 고통받는 네팔 땅에 주님의 위로와 치유가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아울러 우리 또한 우리 주변의 아파하는 이웃들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고, 우리가 가진 작은 빵 한 조각과 따뜻한 손길을 나누는 '참된 이웃'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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