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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외로움의 전염병, ‘접속’을 넘어 ‘접촉’의 공간을 내어주라
[OCJ 논설] 주요 이슈: 2026년 8월, 디지털 고립과 외로움 전염병 극복을 위한 글로벌 연대 및 'AI 시대 외로움 대전선언' 채택

오늘날 인류가 마주한 가장 치명적이고 조용한 전염병은 다름 아닌 '외로움(Loneliness)'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2026 외로움 인식 주간'의 핵심 테마는 "연결을 위한 빈자리 만들기(Make Room for Connection)"였다. 이에 발맞춰 지난 8월 12일, KAIST를 비롯한 국내외 석학들은 'AI 시대 외로움 대전선언'을 전격 채택했다. 이 선언의 핵심은 인공지능이 인간관계와 돌봄을 온전히 대체할 수 없으며, 기술은 사람과 공동체의 실제적 연결을 강화하는 보조 수단에 머물러야 한다는 통렬한 성찰을 담고 있다. 초연결 시대라는 명목 아래 우리가 얼마나 심각한 '디지털 고립'에 빠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대한 시대적 방증이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과 손쉽게 소통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깊은 단절을 경험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과 AI 컴패니언은 내 입맛에 맞는 매끄러운 관계의 환상만을 제공할 뿐, 타인과의 부대낌 속에서 빚어지는 진실한 교감을 거세해 버렸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선택한 '안전한 디지털 단절'이 결국 스스로를 가두는 창살이 된 것이다. 아무리 정교한 AI라도 상실의 아픔 앞에서는 인간의 따뜻한 체온과 함께 흘리는 눈물을 흉내 낼 수 없다. 기계적인 '접속(Connection)'은 넘쳐나지만, 영혼과 영혼이 만나는 '접촉(Contact)'은 메말라가고 있다.
성경은 창조의 시작부터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다"(창 2:18)고 선언한다. 이는 단순한 혼인의 의미를 넘어, 인간이 본질적으로 공동체 안에서 존재하도록 지음받았음을 뜻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구원하신 방식 또한 하늘에서의 원격 접속이 아니었다. 그분은 친히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셨다(요 1:14). 상처 입고 소외된 자들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오셔서 밥을 나누고, 발을 씻기시며, 살을 맞대는 '성육신(Incarnation)의 교제'를 나누셨다. 참된 위로는 언제나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 그리고 기꺼이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는 헌신을 통해 완성된다.
이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이 고독한 시대에 응답할 차례다. 효율성과 세련미를 자랑하는 디지털 사역이나 종교적 프로그램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우리 주변에 디지털 화면 뒤로 숨어버린 다음 세대, 홀로 남겨진 노년층, 깊은 고립감에 신음하는 이웃들을 위해 삶의 '빈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상처받을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기꺼이 곁을 내어주는 진짜 공동체를 회복할 때, 비로소 세상은 복음의 따뜻한 온기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화면을 끄고 이웃을 향해 문을 여는 그 작은 발걸음에서부터, 외로움의 전염병을 치유하는 생명의 역사가 시작된다.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 - 히브리서 10:24-25
#디지털고립 #외로움전염병 #공동체회복 #성육신 #빈자리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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