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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호주 청년들의 자녀 계획을 결정짓는 의외의 요인: '사회적 신뢰'
호주의 출산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들의 자녀 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이 단순한 경제적 안정을 넘어 '사회와 제도에 대한 신뢰'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호주가족연구소(Australian Institute of Family Studies, AIFS)가 2004년부터 진행해 온 '호주 아동 종단연구(LSAC)'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9~24세 호주 청년 10명 중 7명(약 71%)은 여전히 미래에 자녀를 갖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녀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17%,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비율은 13%에 그쳤습니다. 이는 흔히 알려진 '요즘 청년들은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통념과는 상반되는 결과입니다.
최근 호주 통계청(ABS)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호주의 합계출산율은 1.48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그동안 가파른 생활비 상승과 주거비 부담, 보육 비용 등이 출산 기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청년 응답자의 85%가 주거비에 대한 우려를 표했지만, 놀랍게도 주거비 우려가 자녀 계획 여부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그 이유로 "거의 모든 청년이 주거비를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크리스틴 파워(Kristen Power) 박사는 청년들이 자녀를 갖기로 결심하는 데 있어 '현대적 마을(modern village)'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과거에는 대가족이 육아를 분담했지만, 오늘날에는 병원, 보육 시설, 학교, 복지 제도 등 공공 기관과 제도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공공 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높은 청년층의 79%가 자녀를 희망한 반면, 신뢰도가 낮은 청년층에서는 그 비율이 59%로 떨어졌습니다.
맥크린들(McCrindle) 연구소의 소피 렌튼(Sophie Renton) 상무이사 역시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환경과 기관을 신뢰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기에 안전하며 재정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믿을 때 자녀를 가질 확률이 높다"며 경제적 지표 이상의 사회적 환경이 중요함을 시사했습니다. 그녀는 특히 오늘날 여성들이 높은 교육 수준과 노동 시장 참여로 인해 이전 세대보다 출산으로 인한 기회비용이 더 크기 때문에, 자녀 계획이 훨씬 복잡한 결정이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청년들의 65%는 미래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한 우려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환경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그룹일수록 자녀를 원할 확률이 낮았습니다.
멜버른 대학교의 댄 우드먼(Dan Woodman)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오늘날 가정을 꾸리는 것은 하나의 '낙관적인 행위(act of optimism)'가 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청년들은 자녀를 잘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때 비로소 가정을 꾸릴 시기라고 느낀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호주 정부가 출산율 반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단순한 일회성 현금 지원이나 보육 보조금 지급을 넘어, 청년들이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공공 기관과 경제, 그리고 사회 전반에 대한 깊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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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자녀를 양육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 일입니다. 이번 연구는 경제적 안정이 출산의 필수 조건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반 위에 '사회 공동체에 대한 신뢰'와 '미래에 대한 낙관'이 있어야만 생명을 잉태하고 기르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기독교적 관점에서도 공동체가 서로를 돌보고 신뢰를 쌓아가는 것은 다음 세대를 길러내기 위한 핵심 가치입니다. 정책 입안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청년들에게 의지할 만한 '현대적 마을'을 제공하고 있는지 성찰해 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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