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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보이지 않는 틈새를 치유하시는 섬세한 손길: 부서진 탑비의 복원이 건네는 위로
[OCJ 논설] 주요 이슈: 국가유산청, 한파로 동결파손된 보물 '강릉 보현사 낭원대사탑비' 전면 해체 및 3년 정밀 복원 작업 착수 (2026년 6월 16일)

지난 2023년 겨울, 강원도 대관령 일대를 덮친 유례없는 한파는 천년의 세월을 버텨온 굳건한 돌기둥마저 무너뜨렸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보물 '강릉 보현사 낭원대사탑비'가 당시 기온 급강하로 인해 비석 내부의 수분이 얼어붙어 팽창하면서 심각한 동결파손을 입었음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2026년 6월 16일을 기해 탑비의 전면 해체 및 정밀 보존처리 작업에 돌입했다. 거대한 외부의 물리적 충격이 아닌, 돌덩이 틈새로 스며든 작은 물기가 지독한 추위를 만나 내부에서부터 팽창하며 단단한 화강암을 쪼개버렸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묘한 경각심을 안겨준다.
사람의 마음과 영혼도 이 석비(石碑)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겉으로 보기에 단단한 신앙의 외형을 갖추고, 세상의 거센 비바람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서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그러나 정작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은 눈에 띄는 거대한 환난이 아닐지도 모른다. 일상의 틈새로 스며든 상처와 남모를 아픔, 혹은 은밀한 죄의 잔재들이 내면에 조용히 고여 있다가, 인생의 혹독한 겨울과 차가운 시대의 냉소(冷笑)를 만날 때 얼어붙어 우리의 심령을 산산조각 내곤 한다.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속으로 치명적인 균열이 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메마른 마음은 낭원대사탑비의 뼈아픈 상처와 겹쳐 보인다.
그러나 파손은 끝이 아니다. 문화유산 복원 전문가들은 이 비석을 억지로 이어 붙이거나 서둘러 복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무려 3년이라는 긴 시간을 들여 조심스럽게 부재를 해체하고, 3차원 스캐닝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빛의 기술로 상처의 깊이를 진단하며, 맞춤형 틀을 짜서 본래의 굳건함을 되찾도록 정밀한 치유의 과정을 거친다. 우리의 창조주이시며 영혼의 도편수이신 하나님께서 상한 심령을 다루시는 방식도 이와 같다. 하나님은 부서진 우리를 나무라거나 버려두지 않으신다. 진리의 빛으로 우리 내면의 가장 깊은 상처를 세밀하게 살피시고, 때로는 굳어진 자아를 온전히 해체하시는 아픔을 허락하시면서도, 다함없는 사랑의 시간에 기대어 우리를 진정으로 회복시키신다.
부서진 비석이 3년 뒤 치료를 마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그 역사적 사명을 이어가듯, 우리 역시 깨어진 자리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복원될 때 세상을 향한 더 온전한 축복의 통로가 될 것이다. 시편 기자는 "상심한 자들을 고치시며 그들의 상처를 싸매시는도다"라고 찬양했다. 끝없는 속도전과 성과주의에 지쳐 얼어붙고 금이 간 이 시대의 수많은 영혼들이, 우리를 가장 잘 아시는 창조주의 따뜻하고 세밀한 복원의 손길 안에서 참된 안식과 온전한 회복을 경험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상심한 자들을 고치시며 그들의 상처를 싸매시는도다 - 시편 1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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