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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호주 최고 부촌의 그림자: 모닝턴 페닌슐라 해안가에서 죽어가는 노숙자들
호주 빅토리아주 최고의 부촌이자 유명 휴양지로 꼽히는 모닝턴 페닌슐라에서 심각한 노숙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화려한 해안가 주택과 고급 와이너리 이면에서 최근 6주 남짓한 기간 동안 무려 4명의 노숙자가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하며 지역 사회와 호주 전역에 충격을 주고 있다.

남부 페닌슐라 커뮤니티 지원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이 지역에는 최소 111명의 노숙자가 거주하고 있다. 노숙자 지원 단체인 론치 하우징은 2024년 12월 이후 이 지역에서만 11명의 노숙자가 사망했으며, 특히 지난 9월에만 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고했다.
호주 전국적으로 매년 약 14명의 노숙자가 거리에서 사망한다는 과거 통계와 비교할 때, 특정 지역에서 단기간에 발생한 이 수치는 매우 이례적이고 심각한 수준이다.
사망자들의 사연은 지역 사회의 주택 위기와 의료 지원 시스템의 붕괴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들 중 가장 어린 사람은 36세, 최고령은 65세였다. 한 남성은 교도소 출소 후 재활 시설에 머물던 중 차를 압류당하는 등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마약과 술에 의존하다 급격한 건강 악화로 세상을 떠났다. 또 다른 57세 남성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다 심야 버스 밑으로 기어들어가 참변을 당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부분 이 지역에서 자랐거나 오랫동안 연을 맺어온 주민들이었으나, 끝내 사회의 안전망 밖으로 밀려났다.
이러한 비극의 핵심 원인으로는 살인적인 주거비 상승과 절대적으로 부족한 위기 지원 숙박 시설이 지목된다.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2020년 9월 주당 513달러였던 이 지역의 평균 임대료는 2026년 현재 723달러로 급등했다. 이는 멜버른 광역권 평균인 648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주택 평균 가격 역시 100만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반면, 지역 내 임시 숙소는 민간 자금으로 운영되는 투룸 유닛 7개가 전부일 정도로 빈약하다.
일부 하숙집은 주당 300달러를 요구하고 있어, 구직 수당으로 생활하는 이들에게는 사실상 감당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공공주택 대기자 명단에 15년째 이름을 올리고 있는 독신 남성들,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 심지어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텐트 생활을 하는 가족들까지 모두 혹독한 환경에 방치되어 있다. 대학 강사나 간호사처럼 번듯한 직장을 다니면서도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벼랑 끝에 몰린 이들도 적지 않다.
이 사태는 호주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적 위기를 대변한다. 빅토리아주 정부는 최근 4년간 지역사회 지원 활동가들을 위해 21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하고 주 정부 차원의 대응 개선을 약속했지만, 현장 전문가들은 단순한 인력 지원을 넘어 실질적인 주거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노숙 사망의 주요 원인이 자살, 중독, 심장 질환과 같은 예방 가능한 질병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주거 안정과 체계적인 의료 지원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호주의 겉잡을 수 없는 주택 위기와 양극화 현상은 우리 한인 교민 사회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치솟는 임대료와 생활비 부담은 유학생, 워킹홀리데이 청년층, 그리고 막 기반을 다지기 시작한 한인 가정에게도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호주의 화려한 경제 지표와 평화로운 휴양지의 풍경 뒤에 가려진 소외계층의 현실을 직시하고, 교민 사회 내부에서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이웃이 없는지 서로를 돌아보며 연대할 필요가 있다. 거주지 불안정과 복지 사각지대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호주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대비해야 할 중대한 사회적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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