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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사회/가정 & 상담

낯선 이민의 삶, 당신에겐 ‘나만의 기쁨’이 있습니까? – 자녀가 바라는 ‘따뜻한 어른’이 되기 위한 자기 돌봄의 지혜

OCJ 2026. 10. 12. 04:37

[OCJ 가정 칼럼] 호주 시드니에서의 이민 생활은 치열합니다.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가정을 일구고 자녀를 키워내는 한인 부모들의 삶은 희생과 헌신의 연속입니다. 많은 이민자 부모들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터와 가정을 오가며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자녀의 미래와 생존을 위해 쏟아붓습니다. 그러나 문득 거울 앞에 선 자신을 바라볼 때, "과연 나는 어른으로서, 부모로서 잘 살고 있는 것인가?"라는 깊은 공허함과 마주하곤 합니다.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어른 노릇’ 하기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자녀들, 즉 미래 세대가 진정으로 부모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자녀들이 어른에게 기대하는 것은 완벽한 경제적 지원이나 빈틈없는 정보력이 아닙니다. 그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바로 ‘온도의 사람’, 즉 따뜻한 신뢰감을 주는 ‘라포(Rapport)’를 형성할 수 있는 어른입니다. 하지만 부모 스스로가 이민 생활의 무게에 짓눌려 지치고 메말라 있다면, 자녀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해줄 수 없습니다.

따뜻한 어른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할 것은 부모 자신의 ‘에너지’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위해 ‘건강한 이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민 사회의 많은 부모들은 자신을 위해 시간과 물질을 쓰는 것을 죄책감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건강한 이기성은 남을 짓밟는 탐욕이 아니라, 나 자신을 돌봄으로써 타인을 보살필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심리적 방어기제입니다. 성경에서도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듯, 건강한 자기 돌봄이 전제되지 않은 희생은 결국 탈진과 원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부모의 에너지를 채워주는 핵심 동력은 일상 속 ‘구체적인 기쁨’에 있습니다. 심리학의 ‘프리맥 효과(Premack Principle)’는 우리가 덜 선호하는 힘든 행동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한 행동을 보상으로 삼는 원리를 설명합니다. 고된 일주일을 버티게 하는 힘은 막연한 미래의 성공이 아니라, "토요일 저녁 8시, 나만을 위한 고요한 커피 한 잔과 독서 시간"처럼 지극히 구체적이고 확실한 기쁨의 순간에서 나옵니다. 시드니에서의 팍팍한 삶 속에서도, 나를 웃게 하고 숨 쉬게 하는 '나만의 즐거움'을 반드시 찾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기쁨을 잃어버리는 과정이 아닙니다. 오히려 건강한 이기성을 통해 스스로를 돌보고, 그 충만한 에너지로 가족과 이웃을 품어내는 성숙한 과정입니다. 이번 주말, 끝없이 이어지는 이민 생활의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일상 속 작은 기쁨을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부모가 삶의 기쁨을 회복하고 따뜻한 미소를 되찾을 때, 우리 자녀들은 비로소 가장 안전하고 포근한 ‘온도의 사람’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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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이민 1세대 부모들의 삶을 취재하다 보면, 자신을 위한 소비나 휴식을 극도로 경계하며 살아가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러나 '빈 잔으로는 남의 목을 축일 수 없다'는 말처럼, 부모의 영혼이 메말라 있다면 자녀에게 온전한 사랑을 흘려보낼 수 없습니다. 이 기사가 고단한 이민 생활을 이어가는 우리 한인 부모들에게, 스스로를 다독이고 작은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따뜻한 허락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민사회 #자기돌봄 #기독교상담 #프리맥효과 #자녀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