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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성에 엄숙한 교회? 오히려 집착에 가깝다"… 기독교 성 윤리의 현주소와 과제
현대 사회는 흔히 교회를 '성을 부끄러워하고 쉬쉬하는 곳', 즉 성 엄숙주의(Sexual Solemnity)가 지배하는 닫힌 공간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교회의 이면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오히려 교회만큼 성(性) 문제에 천착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곳도 드뭅니다. 청년들에게는 연애와 결혼, 출산을 강권하고 부부 학교나 신혼부부 교육을 정기적으로 엽니다. 반면 거리에서는 노골적인 구호를 내걸고 반동성애 캠페인을 벌이는 기독교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성을 억압하면서도 동시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교회의 모순적 태도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최근 한국에서는 이러한 개신교의 성 엄숙주의를 톺아보는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지난 2026년 10월 7일 서울 종로구 희망공간 아띠에서는 '무지개별에서 살아가기 시즌 3'의 첫 강의로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 김보명 교수의 '그리스도교와 성 엄숙주의' 특강이 열렸습니다. 보수 개신교의 반동성애 운동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김 교수는, 교회가 성을 금기시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통제와 규율의 방식으로 성에 거의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교회 내에서 청년들이 건강하고 솔직한 성적 경험이나 고민을 꺼내는 것은 여전히 금기로 여겨지며, 자칫 털어놓았다가는 이상한 눈초리를 받거나 신앙이 부족하다는 정죄의 대상이 되기 일쑤입니다.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OCJ)이 주목하는 지점은 이러한 억압적 '순결 문화(Purity Culture)'가 전 세계 기독교 생태계와 다음 세대에 미친 치명적 부작용입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글로벌 복음주의권에서 대유행했던 순결 서약과 금욕주의적 성교육은, 성을 하나님의 아름다운 선물로 온전히 가르치기보다는 두려움과 수치심을 주입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다수의 심리학 및 목회 상담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통제적 문화 속에서 자란 청년들은 훗날 왜곡된 성적 수치심이나 이른바 '종교적 트라우마(Religious Trauma)'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성을 오직 '위험한 것' 혹은 '지켜야 할 무거운 규율'로만 인식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현재 한국 교회의 성교육 실태 역시 심각한 편향성을 띠고 있습니다. 성에 대한 포괄적이고 생명력 있는 담론이 부재한 빈자리를, 특정 극우 단체들이 주도하는 반동성애 중심의 이념적 성교육이 '성경적 성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채우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인체의 아름다움, 상호 존중과 동의, 그리고 건강한 관계성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는 철저히 외면받고 훼손되고 있습니다.
김보명 교수는 강의에서 "(성 윤리에 대한) 종교의 원본을 단정하겠다는 것은 기독교적 관점에서 볼 때도 굉장히 오만한 짓"이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기독교인의 성 윤리는 고정불변의 획일화된 원형이라기보다, 성경적 교리와 당대의 문화, 그리고 각자가 살아온 삶의 맥락이 뒤섞여 형성된 혼합물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일부 교회의 극단적 운동이나 성 엄숙주의는 이러한 '해석의 공동체'를 철저히 닫아두고 다른 가능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교회가 성 엄숙주의와 강박적 집착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하고 포용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정죄와 억압의 시선을 거두고, 교인들이 자신의 삶과 몸, 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있는 그대로 나눌 수 있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합니다. '하나님은 정말 성을 부끄러워하실까요?'라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서, 이제는 각 지역 교회들이 율법적 통제를 넘어 은혜와 진리가 공존하는 건강한 기독교 성 담론을 구축하기 위해 뼈를 깎는 성찰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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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성(性)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본질적이고 아름다운 선물입니다. 그러나 교회가 이를 억압과 통제, 또는 이념적 정죄의 도구로만 삼는다면, 다음 세대는 복음 안에서의 진정한 자유와 기쁨을 누리지 못한 채 교회를 떠나게 될 것입니다. OCJ는 교회가 진정한 의미의 '해석의 공동체'이자 상처받은 영혼을 품는 '회복의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 성에 대한 솔직하고 은혜로운 대화의 장을 속히 열어갈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성엄숙주의 #기독교성윤리 #순결문화 #종교트라우마 #OCJ심층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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