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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를 요리하고 이웃을 엮다"… 호주 뒤흔드는 '소셜미디어 홈 쿠킹' 열풍

OCJ 2026. 10. 5. 03:23

최근 호주 전역의 교외 지역(Suburbs)을 중심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통 음식을 판매하는 소규모 '홈 기반 식품 비즈니스(Home-based food business)'가 새로운 문화 및 경제 현상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온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한 이들의 활동은 단순한 부수입 창출을 넘어, 이민자 커뮤니티의 문화 보존과 현대 사회의 외로움을 극복하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고 있습니다.

 


음식은 언제나 사람을 고향과 연결해 주는 강력한 매개체입니다. 호주에 정착한 다문화 가정의 1세대 어르신들이 점차 고령화되면서, 손이 많이 가는 전통 음식을 직접 만들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시드니 남서부에 거주하는 미셸 라구즈 씨는 이러한 빈자리를 채우고자 크로아티아 전통 비스킷을 구워 인스타그램을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라구즈 씨의 비스킷은 기계로 찍어내는 기성품과 달리 '할머니의 맛'을 완벽히 재현해 발칸반도 출신 이민자들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이웃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비단 크로아티아 커뮤니티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호주로 이주한 아스마 칼라프 씨는 중동의 전통 페이스트리인 마아물(Maamoul)을 구워 팔며 자신의 문화를 호주 이웃들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드니에서 중국식 만두(지아오지)를 만들어 지역 커뮤니티에 판매하는 한 여성은, 이 소규모 비즈니스가 단조로운 일상에 활력을 주고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대화의 창구가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모나시 대학교(Monash University)의 문화 사회학자 시안 숩스키(Sian Supski) 연구원은 이 현상에 대해 "음식은 사람들에게 소속감을 부여하는 '장소 만들기(Placemaking)'의 핵심 수단"이라고 분석합니다. 특히 전쟁이나 사회적 격변을 겪고 호주로 온 이민자들에게 전통 음식을 나누는 행위는 상실된 가족 및 고향과의 끊어진 연결성을 회복하는 치유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호주 사회가 직면한 경제적 현실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생활비 위기(Cost of living crisis)가 심화하면서, 집안의 부엌을 활용한 소자본 창업은 경제적 돌파구가 되고 있습니다. 외식 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식당보다 저렴하면서도 정성이 담긴 '집밥'을 찾는 소비자의 수요와 맞물려 소셜 미디어 기반의 홈 쿠킹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실제 온라인 배달 플랫폼의 대중화와 맞물려 호주 내 온라인 식품 판매 수요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식품 안전과 규제 문제도 주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호주 식품안전정보협의회(Food Safety Information Council)와 뉴사우스웨일스(NSW) 식품청은 규제받지 않은 가정집 주방에서 조리된 식품이 대중에게 유통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합니다. 호주의 식품 규정(Food Standards Code 3.2.2 등)에 따르면, 가정 기반 식품 사업자 역시 상업용 비즈니스와 동일한 식품 안전 규범을 준수해야 하며, 관할 지방의회(Local Council)에 사업을 통보하고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별도의 손 씻기 전용 개수대 설치 및 펫 분리 등 엄격한 구조적 요건은 영세한 판매자들에게 다소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UNSW)의 수크마니 코라나(Sukhmani Khorana) 연구원은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의 한계를 지적합니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플랫폼은 철저히 시각적인 미학에 의존하기 때문에, 겉보기에 화려하지 않은 소수 민족의 투박한 전통 음식은 알고리즘에서 소외될 위험이 있으며, 궁극적으로 다문화 식품이 특정 입맛에 맞게 지나치게 상업화되거나 획일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남깁니다.

호주 교외의 부엌에서 피어오르는 음식의 향기는 단순한 상업적 거래를 넘어, 단절된 이웃을 하나로 묶어주는 따뜻한 연대의 상징입니다. 보건 당국의 체계적인 식품 안전 가이드라인 지원과 소규모 상인들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진다면, 이 작은 '소셜 미디어 주방'들은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고립감을 해소하고 진정한 다문화 공동체를 꽃피우는 아름다운 매개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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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정성이 담긴 음식을 이웃과 나누는 행위는 성경이 내내 강조하는 '식탁 교제(Table Fellowship)'의 본질과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파편화되고 외로움이 깊어지는 현대 호주 사회에서, 이민자들이 자신의 좁은 부엌을 열어 이웃에게 다가가는 모습은 단순한 생계형 비즈니스를 넘어선 연대와 치유의 작은 사역입니다. 합리적인 위생 규제와 제도적 지원의 틀 안에서, 이 따뜻한 커뮤니티 문화가 우리 사회에 안전하고 견고하게 뿌리내리기를 기대합니다.

#홈쿠킹 #호주다문화 #이민자커뮤니티 #소셜미디어비즈니스 #식품안전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