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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암 8건 중 1건은 '감염'이 원인… 예방 가능한 암의 역설

OCJ 2026. 10. 4. 03:35

현대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암 발병의 상당수가 여전히 일상적인 '감염'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유전적 요인이나 노화, 생활 습관을 넘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주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매년 수백만 명의 삶을 위협하는 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 최신호(2026년 9월)에 발표한 대규모 글로벌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신규 암 환자의 약 12%에 해당하는 230만 건이 발암성 병원체 감염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 세계 암 환자 8명 중 1명의 발병 원인이 감염성 질환과 직결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연구진은 암을 유발하는 주요 병원체로 4종의 바이러스와 1종의 박테리아를 지목했습니다. 위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 pylori)은 연간 76만 건의 암을 유발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어 자궁경부암 등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75만 건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또한, 간암의 주범인 B형 간염 바이러스(HBV)와 C형 간염 바이러스(HCV)는 각각 36만 건과 16만 건의 암 발병을 초래했으며, 위암 및 림프종 등과 연관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역시 26만 건의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이러한 병원체들은 인체의 정상적인 세포 기능을 교란하는 방식으로 암을 유발합니다. 예를 들어,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인간의 DNA에 자신의 유전 물질을 직접 삽입하여 종양 억제 단백질을 비활성화시키고, 세포의 무한 증식을 유도합니다. 반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나 간염 바이러스는 체내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켜 지속적인 조직 손상과 세포 재생을 강제함으로써 정상 세포가 악성 종양으로 변이할 확률을 대폭 높입니다.

호주 월터 앤드 엘라이자 홀 의학연구소(WEHI)의 존 라 마르카(John La Marca) 박사와 사라 딥스트라텐(Sarah Diepstraten) 박사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자신이 이러한 병원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살아간다"며, 감염과 암 발병 사이의 긴 잠복기가 문제의 심각성을 가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세아니아 지역의 중추인 호주의 보건 상황도 예외는 아닙니다. 호주 보건복지연구원(AIHW)에 따르면 매년 약 17만 건의 새로운 암 환자가 발생하며, 호주 인구의 약 40%가 85세 이전에 암 진단을 받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감염으로 인한 암은 백신과 조기 검진을 통해 '가장 확실하게 예방할 수 있는 암'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호주 암위원회(Cancer Council)의 케이트 브라운(Kate Broun) 예방접종 및 조기검진 부위원장은 "HPV 백신은 암과 관련 질환을 예방하는 데 매우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며, "백신 접종을 마쳤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을 병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전 지구적 '보건의료의 불평등' 문제입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IARC 소속 해리엇 럼게이(Harriet Rumgay) 박사는 감염 관련 암의 부담이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의 인구에 불균형적으로 집중되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체계적인 백신 접종과 항바이러스제 보급을 통해 이러한 감염을 사전에 통제하고 있지만,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서는 여전히 예방 가능한 암으로 인해 수많은 생명이 안타깝게 희생되고 있습니다.

결국 감염성 암을 줄이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위생 관리를 넘어, 국가적 차원의 백신 보급 확대와 진단 프로그램의 강화, 그리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굳건한 의료적 연대가 뒷받침되어야 할 시대적 과제입니다. 암이 더 이상 불가항력적인 질병이 아닌, 인류의 적극적인 예방 조치와 연대로 막아낼 수 있는 질환이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글로벌 보건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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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암의 12%가 유전이나 노화가 아닌 '감염'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은, 암 극복의 열쇠가 첨단 치료법 개발뿐만 아니라 기초적인 백신 보급과 예방의학에 있음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특히 이러한 감염성 암의 피해가 의료 소외 국가에 집중된다는 점은 우리가 지구촌 이웃의 보건 환경에 더 깊은 관심을 갖고 연대해야 할 기독교적 사랑의 책임을 일깨워 줍니다.

#감염성암 #예방의학 #백신접종 #세계보건기구 #보건불평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