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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진짜 부모, 친구보다 AI가 더 편해요"... 인공지능에 마음 터놓는 청소년들, 우리 자녀는 안전한가?
최근 전 세계 청소년 3명 중 1명이 인공지능(AI)을 친구처럼 활용하며 속마음을 털어놓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기독교 청소년 사역 단체 영라이프(Young Life)가 미국, 영국, 아르헨티나, 멕시코, 인도, 나이지리아 등 11개국 7,100명 이상의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릴레이트 프로젝트(RELATE Project)'에 따르면, 디지털 세대의 외로움과 고립감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2025년 기준 청소년들이 맺고 있는 평균 친밀한 관계의 수는 4.4명으로, 2023년의 5.3명에서 눈에 띄게 감소했다. 특히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문제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평균 2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응답자의 약 40%는 자신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줄 어른이 주변에 단 한 명도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어린 학생들일수록 기계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전체 응답자의 35%가 AI 동반자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13세에서 15세 사이에서는 이 비율이 45%까지 치솟았다. AI 동반자를 사용하는 청소년의 60%는 현실 세계의 가족이나 친구보다 AI에게 자신의 문제를 공유하는 것이 훨씬 편안하다고 고백했다.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어른들에 대한 불신과 평가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다. 청소년의 73%는 어른과 신뢰를 쌓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비밀 보장을 꼽았다. 한 참가자는 비밀이 보장되지 않으면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을 멈추고 마음의 문을 닫게 된다고 토로했다. 영라이프의 연구 책임자인 킴벌리 놀란 박사는 어른들이 먼저 스마트폰 등 방해물을 내려놓고 아이들의 세상에 들어가야 한다며, 충고나 비판 없이 들어주고 비밀을 지켜주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자존감 문제도 심각하다. 조사 대상의 약 10명 중 4명은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종교적 신앙이 없는 청소년의 경우 자신이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확신하는 비율이 절반에 불과해 더욱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2025년 보고서를 통해 청소년 및 청년 5명 중 1명이 외로움을 겪고 있다는 통계를 내놓으며 청소년 외로움을 일종의 전염병으로 진단한 바 있다.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가 호주와 오세아니아 지역에 거주하는 우리 한인 교민 사회에 주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민 사회의 특성상 많은 부모들이 생업에 쫓겨 자녀와 깊은 대화를 나눌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인해 1세대 부모와 1.5세대, 2세대 자녀 간의 소통 장벽이 존재하기 쉽다.
우리 자녀들 역시 학교나 가정에서 겪는 인종적, 문화적 정체성 혼란과 학업 스트레스를 부모나 목회자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비판 없이 들어주는 완벽한 화면 속 AI에게 의존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인 가정과 교회 공동체는 아이들이 언제든 찾아와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완벽한 비밀 보장과 정서적 피난처가 되어주고 있는지 깊이 돌아보아야 한다.
청소년들이 AI를 찾는 표면적인 이유는 완벽한 피드백과 편리함 때문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진짜 사람과의 따뜻하고 진실된 연결을 향한 간절한 갈망이 숨어 있다. 영라이프의 뉴트 크렌쇼 대표가 지적했듯,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마찰 없는 화면이 아니라, 자신들의 세계로 들어와 신뢰를 얻고 묵묵히 들어줄 일관성 있는 어른이다.
짐바브웨의 한 소년이 AI를 훈련시켜 자신의 깊은 고민을 나눈 사례는 기술이 인간관계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우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음 세대를 위해 호주 한인 사회와 기성세대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사역은 섣불리 정답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판단을 유보한 채 그들의 아픔에 조용히 귀 기울여주는 진짜 어른, 진짜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다.
OCJ Joseph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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