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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가려고 믿는 게 아니다"… 요즘 70대가 매주 교회로 향하는 '진짜 이유'

OCJ 2026. 7. 18. 06:30

지독한 외로움과 마주하는 황혼기, 자식도 사회도 채워주지 못하는 노년의 서글픈 현실 속에서 교회가 고령층의 가장 실질적인 안식처이자 생존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노년에 종교를 찾는 이유를 단순히 사후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나 천국에 가기 위한 신앙심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시니어들이 매주 예배당으로 향하는 이면에는 훨씬 더 현실적이고 절박한 이유가 숨겨져 있습니다. 

 


자식보다 따뜻한 환대와 이름을 불러주는 공동체


평생을 쉼 없이 달려온 뒤 마주하는 70대의 노년기는 화려했던 인맥도, 직장의 명함도 모두 사라진 채 지독한 고독과 마주하는 시기입니다. 일주일에 단 한 번도 전화하지 않는 자녀들과 달리, 매주 정해진 시간에 내 이름을 불러주며 정중하게 맞아주는 공간은 현실적으로 교회 외에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화의 주도권을 잃고 소외당하기 쉬운 노인들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며 자리를 내어주는 환대는 이들에게 눈물겹도록 고마운 안식처가 되어 줍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누리는 최고의 '사회적 교류'


은퇴 후 갈 곳이 없어 온종일 텅 빈 거실에서 텔레비전만 보며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내는 안타까운 은둔 생활을 방지해 주는 것 역시 교회입니다. 주일 아침이 되면 깔끔하게 샤워를 하고 단정한 옷을 골라 입으며 대문을 열고 나설 확실한 목표와 명분이 생깁니다. 특히 푼돈의 무서움을 알고 사교비 지출에 인색할 수밖에 없는 70대에게, 교회는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품격 있는 사회적 교류를 유지할 수 있는 해방구입니다. 매주 쾌적한 환경에서 또래들과 점심 식사를 나누며 소박한 대화를 이어가는 시간은 노년기에 대체 불가능한 큰 행복을 선사합니다.

구설수 없는 안전한 '정서적 배출구'


밖에서 털어놓았다가는 단숨에 안줏거리나 구설수가 되어 배신감으로 돌아오는 집안 사정을, 신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안심하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나를 인간 대 인간으로 위로해 주는 교인들 앞에서 억눌렸던 슬픔과 한탄을 쏟아내며 정서적 안정을 찾게 됩니다. 나아가 종교적인 기도와 말씀을 통해 "자식도 결국 품 안의 자식일 뿐 각자의 삶이 있다"는 냉정한 현실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단단한 마음 근육을 기르게 되며, 내 행복을 자녀의 연락 횟수에 저당 잡히지 않는 법을 배웁니다.

봉사를 통해 회복하는 노년의 자존감과 품격


과거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자리에 있었는지를 늘어놓으며 훈수만 두는 독선적인 노인의 모습에서 벗어나, 교회 안에서 주차 안내나 식당 배급, 청소 같은 사소한 봉사를 자처하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들은 몸을 움직여 공동체에 기여하는 과정에서 "내가 여전히 사회에 쓸모 있는 존재"라는 깊은 성취감과 자존감을 얻어 갑니다. 대접받기만 요구하기보다 묵묵히 섬김을 실천하며 노년의 진짜 품격과 향기를 풍기는 영적 어른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오세아니아 교회와 글로벌 사역에 던지는 시사점


이러한 현상은 한국뿐만 아니라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 중인 호주와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 교회에도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호주 유나이팅케어(UnitingCare Australia) 등의 보고에 따르면, 만성적인 고독과 사회적 고립은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치명적입니다. 이에 호주 남부 퀸즐랜드 성공회(Anglicare Southern Queensland)나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시티 미션(Christchurch City Mission)의 '엘더 케어(Elder Care)' 프로그램, 그리고 성공회 '셀윈 센터(Selwyn Centres)' 등은 교회를 기반으로 한 소그룹 모임을 통해 고령층의 고독감을 예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교회가 깨달아야 할 핵심은 시니어 세대를 단순히 '돌봄과 자선의 대상'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고령의 성도들은 여전히 교회의 사역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싶어 하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적극적으로 봉사하고자 하는 열망을 품고 있습니다. 교회가 이들에게 진정성 있는 환대를 제공하고, 이들이 주도적으로 봉사하며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마련해 줄 때, 교회는 고독사 예방을 넘어 건강한 상호 의존적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EDITOR'S NOTE]
"네 머리 앞에서는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레위기 19:32)는 말씀처럼, 성경은 노년의 성도들을 하나님의 깊은 지혜를 담은 그릇이자 존경받아야 할 공동체의 기둥으로 묘사합니다. 최근 70대 시니어들이 교회를 찾는 진짜 이유가 '사후 세계의 준비'라는 종교적 차원을 넘어, '환대받고 소통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은 현실적 갈망'에 있다는 사실은 오늘날 우리 교회들에 큰 울림을 줍니다. 

교회는 세상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어르신들에게 단순히 예배의 관객 자리를 내어주는 것에 그쳐선 안 됩니다. 그들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고, 그들의 손을 잡으며, 그들이 가진 삶의 연륜과 기도의 유산을 후배 세대에게 흘려보낼 수 있는 '영적 어른'의 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오세아니아와 전 세계의 교회들이 이 따뜻한 환대의 품을 넓혀, 외로운 황혼기를 지나고 있는 모든 시니어들이 주님 품 안에서 가장 고결하고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