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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절망의 끝에서 부르는 희망의 노래: 참된 목회자이자 교회 개척의 후원자, 데이비드 맥도널드(Dave McDonald) 목사
[OCJ 인물 탐구]

호주의 기독교 생태계는 겉보기에는 평온해 보이지만, 급격한 세속화와 싸우며 끊임없이 복음의 불씨를 지피려는 목회자와 교회 개척자들의 눈물 어린 헌신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캔버라(Canberra)와 뉴사우스웨일스(NSW)를 중심으로 수십 년간 목회 리더십과 교회 개척 사역에 헌신해 온 데이비드 맥도널드(Dave McDonald, 애칭 '데이브') 목사는 호주 복음주의 교계의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인물입니다.
그는 캔버라에 위치한 크로스로드 크리스천 교회(Crossroads Christian Church)에서 약 20년 가까이 담임 목회자로 사역하며 교회를 든든히 세웠고, 호주 프로 럭비팀인 ACT 브럼비스(Brumbies)의 전담 채플린(원목)으로 10년 이상 섬기며 세속적인 스포츠 세계 한가운데서 복음의 빛을 비추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호주 독립 복음주의 교회 연합(FIEC, Fellowship of Independent Evangelical Churches)'의 전국 디렉터(National Director)를 역임하며 호주 전역의 교회 개척자들을 격려하고 멘토링하는 영적 아비의 역할을 묵묵히 감당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역이 호주 교계에 이토록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단지 그의 성실한 목회 이력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의 진정한 영적 영향력은 '죽음의 문턱'이라는 가장 어두운 골짜기를 통과하며 보여준 십자가 신앙의 궤적에서 비로소 완성됩니다.
데이비드 맥도널드 목사의 삶은 2011년 말, 예상치 못한 거대한 폭풍을 맞이하게 됩니다. 당시 그는 캔버라에서의 안정적인 목회를 내려놓고, 영적으로 척박한 노던 테리토리(Northern Territory)의 다윈(Darwin) 지역에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이주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사역지로 떠나기 직전 받은 건강 검진에서, 그는 '치료 불가능한 폐암 4기(Stage-4 lung cancer)'라는 절망적인 진단을 받게 됩니다. 당시 의료진은 그에게 길어야 13개월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내렸습니다.
영혼을 구원하고 교회를 개척하려던 원대한 꿈은 산산조각이 났고, 그의 가족은 큰 슬픔에 빠졌으며, 고통스러운 항암 치료로 인해 그의 육체는 무너져 내렸습니다. 평생을 강단에서 소망을 설교해 온 목회자였지만, 막상 "종양(Tumour)"과 "치료 불가(Incurable)"라는 두 단어 앞에서는 인간적인 깊은 두려움과 절망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원망 속으로 침몰하는 대신, 다시 성경을 펴들고 하나님과 치열하게 씨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은 정말 살아계신가? 나를 돌보고 계신가? 치유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죽음 앞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소망을 주시는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그는 표적 항암 치료에 반응하며 기적적으로 수명을 연장받게 되었습니다. 그는 병상에서 자신이 던졌던 질문들에 대한 성경적 해답과 투병의 기록을 담아 『치유를 넘어선 소망(Hope Beyond Cure)』이라는 책을 집필했습니다. 이 책은 상투적인 위로나 '기적적인 치유'를 함부로 약속하지 않습니다. 대신, 고통과 두려움이라는 현실을 정직하게 인정하면서도,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한 진짜 소망(True Hope)을 증거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FIEC 전국 디렉터로서 호주 전역의 교회 개척을 지원했으며, 현재는 NSW주 중북부 해안에 위치한 보니 힐스(Bonny Hills)의 솔트 커뮤니티 교회(Salt Community Church)에서 담임 목사로 사역하며 매일 항암제를 삼키는 가운데서도 굳건히 목양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데이비드 맥도널드 목사의 고난을 통과한 순종은 호주 사회와 교계 전반에 실질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회 개척과 목회자 멘토링의 산실: FIEC의 전국 디렉터로 섬기는 동안, 그는 호주 전역에 건강한 복음주의 교회가 개척되도록 돕는 전략적이고 영적인 구심점 역할을 했습니다. 수많은 젊은 목회자와 개척자들이 그의 코칭과 멘토링을 통해 사역의 위기를 극복하고 목회의 본질을 회복했습니다.
스포츠 채플린 사역의 모델 제시: 거친 프로 럭비의 세계(Brumbies)에서 그는 선수들에게 종교를 강요하는 '광신도'가 아니라, 삶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경청하는 '열정적인 조력자'이자 영적 아버지로 다가갔습니다. 그의 진정성 있는 섬김은 세속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탁월한 실천적 모델이 되었습니다.
고난받는 자들을 위한 영적 등대: 그가 집필한 『Hope Beyond Cure』는 호주 내에서만 2만 부 이상 판매되며, 수많은 암 환우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중증 질환자를 돌보는 목회자들에게 필독서가 되었습니다. 그는 치유(Cure)가 보장되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십자가의 소망(Hope)을 잃지 않는 법을 삶으로 증명하며 상처받은 수많은 영혼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그의 삶은 현대 오세아니아와 한인 크리스천들에게 다음과 같은 깊은 영적 교훈을 던져줍니다.
1. '치유(Cure)'가 아닌 '그리스도(Christ)'에 뿌리내린 소망: 현대 기독교는 종종 현세적인 축복과 육신적 치유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맥도널드 목사는 육신의 병이 낫지 않더라도, 부활의 주님이 주시는 영원한 생명 그 자체가 우리의 궁극적이고 절대적인 소망임을 일깨워줍니다.
2. 약함과 고통을 숨기지 않는 진실한 리더십: 참된 목회 리더십은 완벽하고 강한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시한부 선고 앞에서 흔들렸던 자신의 두려움과 연약함을 강단과 글을 통해 정직하게 나누며, 그 깨어짐 사이로 흘러나오는 하나님의 은혜를 자랑하는 그의 모습은 '상처 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3. 끝까지 부르심에 충성하는 인내: 암 투병이라는 개인적인 최악의 위기 속에서도 그는 부르심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매일 약을 먹어가며 강단에 서고, 여전히 다른 목회자들을 양육하며 생명이 허락되는 날까지 교회 개척을 독려하는 그의 인내는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게 하려 함이라"는 사도 바울의 고백을 오늘날의 언어로 번역해 냅니다.
우리는 흔히 대형 교회를 일구고 세속적인 기준에서 눈부신 성취를 이룬 이들만을 주목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데이비드 맥도널드 목사는 화려한 성공 신화 대신, 깨어진 질그릇 안에 담긴 보배의 영광을 온몸으로 살아내고 있는 이 시대의 진정한 영적 거목입니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계곡을 걸어가면서도 여전히 성도들을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기 위해 끝까지 목자의 지팡이를 쥐고 있는 그의 헌신은, 영적 침체와 고난의 시대를 걷고 있는 호주 한인 교회의 모든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묵직한 도전을 남깁니다. 절망의 끝에서 그가 부르는 희망의 노래가 우리의 심령에도 오랫동안 맴돌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우리가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함이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 (고린도후서 4: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