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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치솟는 생활비에 호주 청년들 출산 포기 속출… 2024년 합계출산율 1.48명 '역대 최저'
치솟는 생활비와 주거 비용의 압박으로 인해 호주 청년들이 자녀 계획을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불안감이 국가의 인구 통계학적 위기로 이어지면서, 호주의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치로 곤두박질쳤습니다.

호주의 초보 아버지 평균 연령대에 속하는 32세의 세무 컨설턴트 아디티야 고엘(Aditya Goel) 씨는 파트너와 함께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 부부는 평균적인 호주인보다 재정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지만, 식료품, 보육비, 임대료 상승과 내 집 마련의 꿈을 고려하면 아이를 키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토로했습니다. 28세 직장인 글리니스(Glynis) 씨 역시 좋은 학군과 넉넉한 주거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자녀 계획을 주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녀 양육비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는 청년들의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합니다. 2018년 호주가족연구소(AIFS)의 조사에 따르면, 저소득층 가정을 기준으로 자녀 한 명을 양육하는 데 매주 약 170호주달러(연간 약 8,840호주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캔버라 대학교 산하 국립사회경제모델링센터(NATSEM)는 과거 보고서를 통해 중간 소득 가정이 두 자녀를 독립할 때까지 키우는 데 무려 81만 2,000호주달러가 든다고 추산한 바 있습니다. 2026년 현재 인플레이션과 수차례의 금리 인상이 겹친 상황을 고려하면, 실제 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양육비는 이 수치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재정적 압박은 호주인들의 출산 및 가족 계획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프리마라 리서치(Primara Research)가 2026년 3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5~34세 호주인의 46%가 재정적 이유로 가족 계획을 변경했으며, 15%는 아예 자녀를 갖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2025년 호주가계패널조사(HILDA)에서도 과거에 비해 자녀를 낳지 않거나 더 적게 낳기를 선택하는 청년층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호주통계청(ABS)의 최신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호주의 합계출산율은 1.481명으로 역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04년 1.8명, 1974년 2.3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가파른 하락세입니다. 인구통계학 전문가들은 출산율 저하가 인구 고령화를 가속하고, 납세 근로자 층을 위축시켜 결국 연금 및 의료 시스템과 같은 국가 복지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부풀려진 양육비에 대한 공포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커틴 대학교 경제금융학부의 마이클 도커리(Michael Dockery) 교수는 “부모가 되면 불필요한 과시성 소비를 줄이고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등 생활 방식이 변하기 때문에, 무자녀 가정과 비슷한 속도로 부를 축적할 수 있다”며 과도한 재정적 우려가 오히려 출산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지출 증가에 대한 청년들의 경제적 불안감은 여전히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호주 사회가 인구 감소라는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양육 지원금 지급을 넘어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주거 및 물가 안정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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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저출산 문제는 단순히 현대인들의 가치관 변화가 아니라, 청년들이 피부로 느끼는 주거비와 생활 물가라는 무거운 현실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번 보도가 여실히 보여줍니다. 가족이라는 축복된 공동체를 꾸리는 것이 더 이상 평범한 청년들에게 닿을 수 없는 '사치'가 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와 교회 공동체 모두가 청년 세대를 향한 실질적인 돌봄망 구축과 경제적·심리적 지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