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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곁을 떠나지 못하는 성인 자녀들… '빈 둥지'를 잃어버린 부모들의 남모를 두려움
최근 호주 전역을 휩쓸고 있는 주거비 폭등과 걷잡을 수 없는 물가 상승이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가족 형태마저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자녀가 성인이 되면 부모의 품을 떠나 독립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이제는 20대와 30대를 훌쩍 넘긴 성인 자녀들이 부모와 한 지붕 아래 머무는 이른바 '캥거루족(Boomerang Kids)' 현상이 보편화되었습니다. 언론과 사회는 주로 팍팍한 현실에 갇힌 청년들의 고단함에 주목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현상의 이면에는 성인 자녀의 기약 없는 동거로 인해 은퇴 계획이 흔들리고 남모를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부모들의 고충이 숨겨져 있습니다.

호주 멜버른 대학교가 주도하는 '호주 가구·소득·노동 동향(HILDA)' 설문조사의 2024년 최신 분석에 따르면, 18세에서 29세 사이의 호주 청년 중 무려 절반 가까이(약 50%)가 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01년의 39%에서 크게 뛰어오른 수치입니다. 주된 원인은 단연 경제적 장벽입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임대료와 높은 주택 담보 대출 금리, 그리고 생활 전반을 압박하는 식료품비 및 공과금 상승은 청년들이 독립 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게 만들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청년들의 '독립 지연'이 부모 세대의 심각한 위기로 전이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호주의 노인 권익 옹호 단체 및 주거 전문가들은 성인 자녀와의 장기 동거가 고령층의 재정 및 정서적 안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독립 이후 생활비 부담을 줄이고 주택 규모를 축소(Downsizing)하여 노후 자금을 확보할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자녀가 집을 비우지 않으면서 이 계획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고정 연금으로 생활하는 은퇴자들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성인 자녀의 생활비, 식비, 인터넷 및 전기세 등의 공과금 부담을 부모가 온전히 떠안게 되면서, 정작 본인들의 필수적인 노후 자금이 고갈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일부 부모들은 이러한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자녀에게 생활비나 임대료 분담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이는 종종 가족 간의 불화와 갈등으로 이어져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이 현상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가정의 기능과 영적 질서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안겨줍니다. 성경은 자녀가 장성하면 부모를 떠나 독립적인 주체가 될 것을 가르칩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구조적인 경제 한파 속에서 부모의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거나, 반대로 자녀를 매몰차게 밀어내는 것 모두 온전한 정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부모와 성인 자녀가 한집에 살더라도 명확한 재정적 경계와 원칙을 세우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합니다. 자녀가 경제적 자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되, 가정 내에서 적절한 재정적 책임과 가사 노동을 반드시 공유하도록 해야 합니다.
'빈 둥지 증후군'을 걱정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둥지를 떠나지 않는 자녀들로 인한 '꽉 찬 둥지'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와 교회 공동체는 청년들의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조용한 희생 속에서 노후의 짐을 짊어지고 있는 부모 세대를 향한 실질적인 위로와 목회적 돌봄을 제공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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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현대 사회의 가혹한 경제적 압박이 가족의 생애 주기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보여주는 씁쓸한 단면입니다. 부모의 헌신과 사랑은 귀하지만, 성인 자녀의 진정한 자립을 위해서는 맹목적인 품어주기보다 현실적인 재정 분담과 명확한 소통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교회 공동체 역시 이러한 경제적·관계적 어려움을 겪는 가정들을 향해 실질적인 조언과 목회적 돌봄을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캥거루족 #호주주거위기 #생활비부담 #은퇴준비 #기독교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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