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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별을 따라 돌아온 ‘보공나방(Bogong Moth)’… 호주 알파인 생태계 회복의 희망을 밝히다
최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수도특별주(ACT), 빅토리아주 일대에서 보공나방(Bogong Moth)의 대규모 이동이 관측되며 호주 생태계 회복의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과거 수십억 마리에 달하며 밤하늘을 뒤덮었던 보공나방은 최근 극심한 가뭄과 산불로 인해 개체 수의 99.5%가 급감하는 치명적인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시민 과학자들과 생태학자들의 지속적인 관측 결과, 올해 예년을 뛰어넘는 놀라운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본지(OCJ)는 호주 생태계의 핵심 종이자 원주민들의 오랜 문화적 유산인 보공나방의 귀환이 지니는 생태적, 과학적 의미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매년 봄이 되면 보공나방은 서늘한 남부 알파인 지역의 동굴을 향해 최대 1,000km에 달하는 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올해 호주 동해안 일대 주택가와 도심에서는 강한 바람과 인공 불빛의 영향으로 경로를 잠시 이탈한 보공나방 떼가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동물원(Zoos Victoria) 소속 보전 생물학자인 마리사 패럿(Dr Marissa Parrott) 박사에 따르면, 이번 시즌 '나방 트래커(Moth Tracker)'를 통해 시민들이 접수한 관측 기록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4년의 한 달 치 데이터를 이미 훌쩍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최악의 위기를 겪었던 생태계가 긍정적인 환경 조건 속에서 어떻게 자생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희망적인 지표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보공나방은 사실상 멸종의 문턱에 서 있었습니다. 1980년대 이후 서식지 파괴, 살충제 사용, 인공조명 등으로 꾸준히 감소하던 개체 수는 2017년부터 2019년 사이의 극심한 가뭄과 '블랙 서머' 산불을 거치며 99.5%라는 붕괴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로 인해 2021년 12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보공나방을 멸종위기종(Endangered) 적색목록에 등재했습니다. 나방의 급감은 호주 알프스 생태계 전반에 연쇄적인 재앙을 초래했습니다. 겨울잠에서 깨어나 나방을 섭취해 에너지를 보충해야 하는 멸종위기종 '마운틴 피그미 포섬(Mountain Pygmy-possum)'은 극심한 식량난에 직면했고, 모니터링된 일부 지역에서는 암컷의 95%가 영양실조로 주머니 속의 새끼를 잃는 비극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보공나방의 대이동은 단순히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넘어 과학적으로도 경이로운 현상입니다. 스웨덴 룬드 대학교(Lund University)의 연구에 따르면, 보공나방은 은하수와 별의 위치, 그리고 지구의 자기장을 나침반 삼아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무척추동물 중에서 별자리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장거리를 항해하는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보공나방이 최초입니다. 날개폭 5cm, 무게 1g도 채 되지 않는 이 작은 곤충들이 밤하늘을 수놓으며 호주 알프스 지역으로 수송하는 막대한 영양분은 해당 생태계에 태양 다음으로 중요한 생명선이나 다름없습니다.
나아가 보공나방은 호주 원주민(First Nations)의 수천 년 역사와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호주 원주민들은 보공나방의 이동 시기에 맞춰 고산지대로 모여들어 풍부한 단백질과 지방원인 나방을 채집하여 잔치를 벌이고, 부족 간의 화합과 의식을 치렀습니다. 최근 빅토리아주 클로그스 동굴(Cloggs Cave)에서 발견된 2,000년 전의 맷돌 유물은 이러한 원주민들의 고유한 식문화와 역사적 유산이 얼마나 깊고 오래되었는지를 고고학적으로 증명합니다.
전문가들은 올해의 관측 수치 급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종의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경고합니다. 웨스턴 시드니 대학교의 곤충학자 엘리너 드링크워터(Dr Eleanor Drinkwater) 박사는 보공나방이 여전히 멸종위기 상태임을 강조하며 지속적인 보호를 당부했습니다. 보공나방이 무사히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야외 조명을 끄고, 반려묘를 실내에 머물게 하며, 치명적인 살충제 사용을 피하는 등 시민들의 작지만 세심한 실천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자연의 거대한 순환 속에서 보공나방이 다시금 알프스 산맥을 짙은 구름처럼 뒤덮을 수 있을지, 호주 전역의 관심과 따뜻한 보호의 손길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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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보공나방의 기적적인 귀환은 인간의 인위적인 개입과 가혹한 기후변화 속에서도 자연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다는 커다란 희망을 보여줍니다. 무게 1g도 채 되지 않는 작은 생명체가 1,000km를 날아 호주 대륙의 생태계를 부양하고, 수천 년 원주민의 지혜를 잇는 매개체라는 사실은 창조 세계의 신비를 묵상하게 합니다. 이들의 경이로운 날갯짓이 밤하늘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일상 속 작은 불빛 하나를 끄는 배려가 생태계를 지키는 거대한 사랑의 실천이 될 것입니다.
#보공나방 #호주생태계 #기후변화 #마운틴피그미포섬 #시민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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