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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 41:10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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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근 칼럼 / 언약 백성이 누리는 특권

OCJ 2026. 9. 20. 22:35

우리는 철저한 '계약(Contract)'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네가 이것을 주면, 나는 저것을 주겠다"는 조건부 거래가 일상과 관계의 기본 바탕이 되었습니다. 손해와 이익을 예민하게 따지고, 상호 합의된 조건이 충족되지 않거나 이익이 훼손되면 언제든 그 관계는 차갑게 파기됩니다.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전혀 다른 토대 위에 서 있습니다. 성경은 이를 '언약(Covenant)'이라고 부릅니다.

 

언약은 이해관계를 따지는 거래가 아니라, 생명을 나누는 '관계'입니다. 서류에 도장을 찍고 끝나는 계약과 달리, 고대 사회의 언약식은 짐승을 쪼개고 그 사이를 지나가며 자신의 생명을 거는 철저한 헌신을 의미했습니다. 계약이 정해진 기한이나 조건의 불이행으로 쉽게 무효화된다면, 언약은 한쪽이 신실하지 못할지라도 다른 한쪽이 끝까지 약속을 지켜내는 무조건적이고 영원한 성격을 띱니다. 우리가 실패하고 넘어질 때, 법적인 제재나 파기를 선언하는 대신 가슴 아파하며 우리를 다시 회복의 자리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끈질긴 사랑, 즉 '헤세드(Hesed)'가 바로 이 언약을 지탱하는 강력한 힘입니다.

 


그렇다면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과 '계약'이 아닌 예수를 믿어( 요1:12)'언약'을 맺은 백성으로서, 우리는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가장 먼저, 우리의 신앙생활은 두려움이나 의무감이 아닌 '은혜에 대한 감사의 반응'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계약 관계에 익숙한 우리는 종종 신앙마저도 "내가 헌신하지 않고 규칙을 어기면 벌을 받거나 축복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두려움 속에서 유지하려 합니다. 하지만 언약의 백성에게 순종은 하나님의 사랑을 얻어내기 위한 조건이 아닙니다. 나를 조건 없이 사랑하시고 자녀 삼아주신 그 크신 은혜에 감격하여, 기쁨과 자발성으로 그분의 말씀을 따라가는 사랑의 발걸음입니다.

이러한 삶의 태도는 자연스럽게 율법과 규칙의 준수보다 '관계의 친밀함'을 삶의 최우선 순위에 두게 만듭니다. 신앙은 내가 도덕적 채점표를 얼마나 잘 채워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종교적 의무가 아닙니다. 매일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서 그분의 말씀을 듣고, 기도로 나의 마음을 쏟아놓으며 하나님과 깊고 내밀한 교제를 나누는 것 자체가 우리 삶의 가장 큰 목적이자 기쁨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우리는 연약하기에 삶의 자리에서 수없이 넘어지고 실패합니다. 만약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가 계약 관계였다면, 우리는 이미 수백 번도 더 해고를 당하거나 계약 파기 통보를 받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죄를 지을 때마다 본능적으로 수치심을 느끼고 아담처럼 하나님을 피해 어두운 곳으로 숨으려 합니다. 그러나 언약은 다릅니다. 넘어지고 부서진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절망하여 숨는 대신 우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언약을 신뢰해야 합니다. 나의 어떠함이 아니라 나를 붙드시는 십자가의 은혜를 의지하여, 즉시 회개하고 다시금 은혜의 보좌 앞으로 담대히 나아가는 용기가 바로 언약 백성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더 나아가, 수직적으로 맺어진 이 십자가의 언약은 우리의 수평적인 삶을 통해 이웃에게로 흘러가야 합니다. 세상은 여전히 '준 만큼 받는' 냉정한 거래의 원칙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대우하지만, 언약 백성은 달라야 합니다. 하나님께 거저 받은 그 무조건적인 사랑과 용서의 마음으로 무장하여, 우리의 가정과 일터, 그리고 교회 공동체 안에서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도록 부름받았습니다.

세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눈에 보이는 우리의 삶의 방식을 통해 바라보고 평가합니다. 우리가 억울한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정직과 신실함을 지키고, 조건 없이 이웃을 품어내며 용서할 때, 세상은 비로소 "저들이 믿는 하나님은 참으로 신실하고 사랑이 많으신 분이구나"를 깨닫게 됩니다.

결국, 언약 백성으로 산다는 것은 흠결 없는 완벽한 존재가 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나를 완벽하게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그 변함없는 약속의 품 안에 머물며, 오늘 하루도 그 사랑에 기대어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그분을 닮아가는 가슴 벅찬 여정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과 맺을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렘31:33).

모두 주안에서 행복한 주일 하루 되세요.

글쓴이 : 김병근 (엠마오 상담대학 학장, P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