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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신앙의 양심과 십자가의 렌즈: 호주 정치 사회를 바라보며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의 평강을 전합니다. 최근 호주 사회 안팎에서 들려오는 정치적, 사회적 소식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복음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금 묻고 있습니다.

최근 시드니에서 수백 명이 참석한 대규모 낙태 반대(Pro-life) 집회를 기점으로, 폴린 핸슨(Pauline Hanson)이 이끄는 원네이션(One Nation)당이 보수 기독교 유권자들을 향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습니다. 가디언(The Guardian) 호주판의 보도에 따르면, 원네이션당은 생명 존중과 같은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가치를 앞세워 기독교인들의 표심을 모으려 집중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원네이션당의 강력한 반이민, 반다문화 정책이 과연 기독교인들의 신앙적 양심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정치적 행보는 겉보기에는 신앙적 가치를 대변하는 듯하나, 그 이면에는 호주 교회의 인구통계학적 현실과 충돌하는 깊은 모순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재 호주에서 정기적으로 예배의 자리에 나아오는 교인의 약 3분의 1은 해외에서 태어난 이민자 출신입니다.
특정 정당이 '생명 보호'나 '전통적 가족관' 같은 일부 보수적 의제를 지지한다고 해서, 그들의 모든 정책이 성경적이라고 맹신할 수는 없습니다. 원네이션당의 핵심 기조인 이민자 및 난민 억제 정책은 다름 아닌 우리 교회 공동체 지체들을 향한 배척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특정 윤리적 이슈에서는 뜻을 같이할지 몰라도, '이웃 사랑'과 '환대'라는 기독교의 가장 본질적인 가치와는 정면으로 대치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 소식은 호주 전역에 흩어져 살아가는 우리 한인 디아스포라 기독교인들에게 매우 중대한 영적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 한인 공동체 역시 낯선 땅에 찾아와 하나님의 은혜와 이웃의 환대 속에서 뿌리를 내린 이민자들입니다.
"너희는 나그네를 사랑하라 전에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음이니라" (신명기 10:19)
하나님의 이 말씀은 이민자인 우리 자신을 향한 위로이자, 또 다른 나그네를 품어야 할 우리의 숭고한 사명입니다. 우리는 생명을 귀히 여기는 보수적 신앙 가치를 타협 없이 지켜내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피부색과 출신 국가를 넘어 모든 영혼을 환대하는 십자가의 포용성 또한 결코 잃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한인 교회는 이러한 양극단의 갈등 속에서 정치적 이념에 편승하기보다, 진정한 화해자와 환대의 공동체로 서야 하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오늘날 호주 사회의 정치적 흐름은 다문화 사회 속에 속한 우리 한인 기독교 공동체에 명확한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안겨주고 있습니다.
- 도전: 표면적인 정치 구호나 단일 이슈(Single-issue)에만 마음을 빼앗길 경우, 배타주의라는 함정에 빠져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가장 큰 계명을 놓치고 교회의 분열을 초래할 위험이 존재합니다.
- 기회: 반면, 이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우리 한인 디아스포라가 성경적 공의와 사랑의 렌즈를 통해 정치의 이면을 분별해 낸다면, 다문화 호주 사회 내에서 분열을 치유하고 진정한 복음의 빛을 발하는 성숙하고 주도적인 신앙 공동체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정치가 우리의 신앙을 재단하게 두지 마십시오. 도리어 우리의 신앙 양심과 온전한 말씀이 이 땅의 정치를 향해 올바른 길을 제시하도록 깨어 기도할 때입니다. 생명을 살리고 나그네를 품는, 치우침 없는 온전한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 한인 사회와 호주 땅끝까지 흘러가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OCJ 편집실에서 김 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