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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무너진 일터, 언제까지 생명을 비용으로 지불할 것인가

OCJ|2026. 5. 26. 05:27

[OCJ 논설] 주요 이슈: 2026년 5월 25일 안산 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붕괴 사고로 노동자 4명 사망 및 6명 부상

 


2026년 5월 25일, 안산의 한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들려온 비보는 우리 사회의 가슴을 또다시 무너져 내리게 한다. 공사 중이던 교량이 붕괴하면서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던 4명의 고귀한 생명이 희생되었고, 6명이 중상을 입었다. 누군가의 아버지, 남편, 그리고 소중한 아들이었을 이들이 이른 아침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나선 길은 끝내 돌아오지 못하는 길이 되고 말았다. 비통함 속에 남겨진 유가족들의 절규 앞에 우리는 깊은 애도와 함께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

왜 이러한 비극은 멈추지 않고 반복되는가. 그 기저에는 '생명의 가치'보다 '속도와 효율', '비용 절감'을 최우선으로 삼는 우리 사회의 맘몬(Mammon) 숭배적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구조적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절차와 시간은 종종 경제적 논리 앞에서 지연되거나 무시되며, 그 결과 가장 취약한 환경에 놓인 노동자들의 생명이 소모품처럼 취급받는 참담한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신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이는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으로 지음 받은 인간의 절대적 존엄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구조적 죄악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거셨다. 한 영혼의 가치가 온 천하보다 무겁다는 복음의 진리는, 속도전과 이윤 창출이라는 명목 아래 생명의 저울추를 잃어버린 오늘날의 사회에 준엄한 경고를 던진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이들의 죽음을 단순한 '우발적 사고'로 치부하려는 세상의 망각에 저항해야 한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주님의 말씀처럼, 우리는 유가족들의 찢어진 마음에 그리스도의 위로가 임하기를 간구하는 동시에, 생명을 경시하는 죽음의 행렬을 멈춰 세울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위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제는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때다. 누군가의 피와 눈물 위에서 쌓아 올린 번영이 과연 우리에게 축복이 될 수 있는가. 하나님 나라의 공의는 이마에 땀 흘려 일하는 자가 안전하게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에서 실현된다. 더 이상 생명을 담보로 한 무책임한 성장이 용납되지 않도록, 한국 사회는 법과 제도를 넘어 노동자를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를 회개하고 갱신해야 한다. 무너진 것은 단지 콘크리트 교량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생명 윤리 그 자체다.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는 복음의 정신이 산업 현장 구석구석에 스며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 - 아모스 5:24